6일 닛케이는 ‘미국 덕에 살아난 일본과 아르헨티나의 통화 약세, 같은 선상에 놓여도 반박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이 자력으로 통화 안정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엔저(엔화 가치 하락)에 대응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는 12조~13조 엔 규모의 엔 매수·달러 매도로 개입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며, 미국도 엔 매수·유로 매도로 발을 맞췄다. 이번 개입으로 엔화 약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현지시간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7엔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달 30일 164엔대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당시 중간선거를 앞둔 아르헨티나에서는 경제개혁을 추진하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페소화 매도세가 확산됐다. 이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밀레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직접 페소화를 매입하고,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가까운 동맹국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기축통화인 달러의 영향력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일본과 아르헨티나 사례 간 공통점이 있다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 지원 당시 “아르헨티나 개혁의 성공은 서반구의 번영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파 정부가 집권한 브라질이 트럼프 행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친미·반중 노선을 내세운 아르헨티나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 지원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지원한다”며 “이번 공동 개입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일본과 아르헨티나를 지원함으로써 미 국채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통화정책을 통해 두 나라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 셈이라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물론 일본과 아르헨티나의 경제 펀더멘털은 다르다. 일본은 세계 최대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고 국채 대부분도 엔화로 발행돼 외환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닛케이는 통화 안정 정책만 놓고 보면 일본이 더 이상 아르헨티나보다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2년 연속 기초재정수지(프라이머리 밸런스) 흑자를 달성했고,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도 낮아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아르헨티나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라는 제목의 블로그에서 밀레이 정부의 개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 5일 소비세 인하 방침을 각의에서 의결했고,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감세와 통화 긴축 지연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되는 한 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닛케이는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지만, 재정 규율이 무너지면서 장기 쇠퇴의 길을 걸었고 현재는 고통을 수반하는 구조개혁을 진행 중이다”며 “일본이 같은 길을 걷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을 점점 더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