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거래금액이 4조 달러에 달해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와 관련 인프라 투자가 시장을 이끌면서 일시적인 경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회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회복세가 초대형 거래에 집중된 탓에 중소형 거래는 부진해 M&A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6일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거래금액은 2조 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반면 거래 건수는 2만 835건으로 10% 감소해 최근 6년 내 가장 적었다.
거래금액과 거래 건수가 엇갈린 배경에는 50억 달러 이상 '메가딜'이 있다. 전체 거래금액에서 메가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6%에서 지난해 39%, 올해 상반기 40%로 확대됐다. 초대형 거래가 전체 금액을 끌어올렸지만 중소형 거래의 부진은 이어졌다.
민준선 삼일회계법인 딜 부문 대표는 "자본이 성장성과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자산에 집중하면서 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자금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네트워크, 전력 등에 집중됐다. 이와 달리 범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AI 전환 위험과 가격 압박, 자동화 우려가 커지며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
AI가 주도하는 시장 재편은 IT·통신·미디어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해당 부문의 글로벌 M&A 거래금액은 64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증가했지만 거래건수는 5026건으로 8% 줄었다. 메가딜 증가가 거래금액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 오픈AI는 아마존으로부터 500억 달러,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로부터 각각 300억 달러를 투자받아 총 1100억 달러를 유치했다.
AI 경쟁은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확보전으로도 이어졌다. 북미 전력·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미니언에너지를 66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M&A의 초점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전력 공급 안정성과 전력망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높은 자본 비용과 시장 유동성 위축도 중소형 거래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자본 효율성과 회수 가능성을 더욱 중시하고 있어서다.
하반기에도 AI·데이터센터·전력·에너지 등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특히 반도체와 전력관리, 광통신, 네트워크 등 AI 핵심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메가딜 비중은 전체 거래금액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되는 데 비해 메가딜을 제외한 거래금액은 약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시장의 외형은 커지지만 중소형 거래의 회복은 제한되면서 하반기에도 M&A 시장의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하반기에도 AI 확산과 에너지 전환, 공급망 재편이 주요 투자 테마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빌드(Build)'와 M&A인 '바이(Buy)'를 병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