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재공시를 통해 "TPG 측과 지분 매각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재공시 시한을 3개월 뒤인 오는 10월 30일로 넘겼다. 7월 1일 첫 공시에서 "1개월 이내" 답을 내놓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협상 시계는 오히려 뒤로 물러난 셈이다. 7월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불발된 것이다.
표면적 쟁점은 가격과 거래 구조로 보인다.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지분 61.18%(2221만여주)의 매각가로 주당 5만원대 중후반, 총 1조원대 초중반이 거론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맺었던 주당 7만7115원보다 20~30% 낮다. 아직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의무공개매수 압박에 따라 소액주주 지분 38.82%까지 같은 값에 사들이면 전체 인수 자금은 2조원 안팎으로 불어난다. 이로 인해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IB와 법조계에서는 협상이 늘어지는 또 다른 배경으로 TPG의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TPG는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6000억원대를 투자해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에 올랐다. TPG는 엑시트(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상장이 중복상장 논란과 회계 감리 이슈에 막히고 미국 상장·세컨더리 매각도 매듭짓지 못하면서 회수 시점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문제는 이 지분이 회수 부담을 넘어 심사 변수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TPG는 국내 렌터카 자산이 없어 점유율 합산 우려에서는 자유로우나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택시호출 플랫폼을, 롯데렌탈을 통해 렌터카와 카셰어링(그린카)을 동시에 쥐는 구조라 경쟁당국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틈을 파고든 곳이 한국앤컴퍼니그룹이다. 한국앤컴퍼니는 롯데렌탈과 함께 SK렌터카까지 들여다보며 렌터카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범 회장이 지난달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리더십 공백이 해소된 직후여서, 성사되면 출소 후 첫 대형 딜이 된다. 타이어와 한온시스템 열관리 사업에 차량 운영·데이터를 더하는 모빌리티 포트폴리오 구상이 배경으로 꼽힌다.
걸림돌은 1·2위 동시 인수는 공정위가 이미 한 차례 막아선 구도라는 점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를 금지했다. 어피니티가 SK렌터카를 보유한 상태에서 1위까지 인수하면 장기 렌터카 합산 점유율이 38.3%, 단기 렌터카 내륙 29.3%에 이른다는 이유였다. 인수 주체만 바뀔 뿐 결합 후 시장 구조는 동일한 만큼, 한국앤컴퍼니가 두 회사를 함께 사들이는 시나리오는 같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결이 다른 대목도 있다. 공정위는 당시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행태적 조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곤란하다'며 조건부 승인 대신 구조적 금지를 택했다.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인 한국앤컴퍼니라면 가격 인상 제한 같은 시정조치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여지가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경쟁제한성 판단을 넘어선 다음의 문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TPG의 인수 의지로 이른 시일 내 SPA가 맺어질 것으로 봤으나 지연되고 있고, 한국앤컴퍼니가 거론되는 상황이라 롯데 측에서도 셈법이 복잡해졌을 것"이라며 "공시를 통해 3개월 뒤 재공시를 한다고 한 만큼 이 기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