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상가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뉴스1 최지환 기자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 누진제 완화 구간의 상한인 월 전력 사용량 450킬로와트시(kWh)를 넘기면 전기요금이 급격히 뛰어 10만 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어 사용량 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평균적인 4인 가구가 여름철 평균 수준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은 약 9만 5000원까지 불어나 10만 원에 육박한다. 폭염으로 냉방 시간이 길어지면 10만 원을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에어컨을 하루 종일 가동해 전력 사용량이 1000kWh를 초과하면 '슈퍼유저 요금제'가 적용돼 전기요금은 29만 원을 웃돌 수 있다.
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평균적인 4인 가구가 평균 수준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봄철 전기요금은 5만2840원에서 여름철에는 9만5060원으로 상승한다. 올해처럼 폭염 강도가 커져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면 요금 부담은 10만 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전기요금이 크게 뛰는 450kWh를 넘지 않는 것이다.
450kWh가 분수령…누진 3단계 진입하면 전기요금 '껑충'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에어컨 가동 시간 자체보다 월 전체 전력 사용량이 어느 누진 구간에 해당하는지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기본적으로 3단계 누진제로 운영된다. 누진 1단계(월 200kWh 이하)는 전력량 요금이 1kWh당 120.0원, 기본요금은 910원이다. 누진 2단계(201~400kWh)는 전력량 요금이 1kWh당 214.6원, 기본요금은 1600원이며, 누진 3단계(400kWh 초과)는 전력량 요금이 1kWh당 307.3원, 기본요금은 7300원이 부과된다.
다만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7~8월에는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누진 구간이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이에 따라 누진 2단계는 201~450kWh, 누진 3단계는 450kWh 초과부터 적용된다.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누진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면 전력량 요금은 1kWh당 94.6원, 기본요금은 690원 오른다. 특히 월 사용량이 450kWh를 넘어 누진 3단계에 진입하면 전력량 요금은 1kWh당 92.3원, 기본요금은 5700원이 추가돼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실제로 누진 2단계 상한인 450kWh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은 8만5740원이지만, 사용량이 10% 늘어난 495kWh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은 10만8460원으로 약 26% 증가한다.
한전은 과도한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7~8월과 12~2월에 한해 월 사용량이 1000kWh를 넘는 가구를 대상으로 '슈퍼유저 요금제'도 운영하고 있다. 기본요금은 누진 3단계와 같지만 전력량 요금은 1kWh당 736.2원이 적용된다. 2022년 기준 슈퍼유저 요금제를 적용받은 가구는 3만4834가구였다.
에어컨 하루 종일 틀면 29만 원…평균 사용도 10만 원 육박
4인 가구의 봄철(5월) 평균 전력 사용량인 280kWh인 가정이 소비전력 1kW인 에어컨을 하루 24시간, 한 달 내내 가동할 경우 전력 사용량은 약 720kWh 늘어나 총사용량이 1000kWh 수준에 이른다.
이 경우 전기요금은 5월 5만 2610원에서 29만 1320원으로 23만 8710원 증가한다. 슈퍼유저 요금제가 적용되면서 요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것이다.
물론 이는 에어컨을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극단적인 사례다.
한전이 제시한 평균적인 여름철 에어컨 사용 기준으로는 월 추가 전력 사용량이 178kWh다. 이 경우 총 전력 사용량은 458kWh로 늘어나고 전기요금은 9만 5060원으로 10만 원에 육박한다.
폭염이 심해질수록 전기요금 부담도 함께 커진다. 한전에 따르면 여름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2020년 하계 주택용 전력 소비량은 봄·가을보다 3.9% 많았지만, 기온이 높았던 2025년 여름철에는 봄·가을 대비 20.0% 증가했다.
평균보다 에어컨 사용량이 10% 늘어나면 전기요금은 10만 1580원, 20% 증가하면 10만 8110원까지 오른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누진구간 진입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에어컨 사용량별 월 전기요금 수준. 회색은 누진 3단계 구간.(한국전력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6 /뉴스1
인버터냐 정속형이냐…에어컨 종류 따라 사용법도 달라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전 관계자는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차가운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켜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실내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다"며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과 인버터형으로 나뉘는 만큼 제품 특성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속형 에어컨은 실외기가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전력 소비가 커지는 구조다. 따라서 장시간 켜두기보다는 실내가 충분히 시원해졌을 때 일정 시간 가동을 멈추는 방식이 전력 절감에 도움이 된다.
반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 출력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이 때문에 전원을 반복해서 끄고 켜는 것보다 희망 온도를 일정하게 설정한 뒤 연속 운전하는 편이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한전은 올해 약 2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용 누진 단계 변경 실시간 알림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누진 3단계 진입 기준의 80% 수준에 도달하면 실시간으로 알림을 보내 전력 사용량을 미리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한전은 앞으로 적용 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seungjun24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