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7.29 © 뉴스1 황기선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의 무게중심이 금융으로 이동하면서 금융당국이 사실상 정책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직후 휴가를 반납하고 부동산·증시 점검에 나선 데 이어 금융당국 수장들과 실무진까지 여름휴가를 미루며 연일 대책 마련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과거 금융규제에 머물렀던 금융위원회 역할도 대출 규제를 넘어 부동산 공급과 자본시장 안정까지 책임지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업무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당초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이달 중 발표될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과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대응,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실상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위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는다. 기존에는 LTV·DSR 등 금융규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대출 규제를 통한 시장 안정뿐 아니라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까지 직접 설계하는 등 사실상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위는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며 매물 출회를 유도했고, 현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공급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책도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하고 있다. 금융정책을 넘어 공급 정책까지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동시에 자본시장 현안도 겹쳤다. 정부는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책을 검토 중이며, 금융위 자본시장국은 시장 안정 방안 마련을 위해 연일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과 증시라는 두 축의 정책 대응을 동시에 맡으면서 금융위 핵심 부서들의 업무 강도는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부동산 금융 대책과 레버리지 ETF 보완 방안을 점검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부동산·증시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도 대통령 주재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가 열리는 등 관련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쉴 틈 없이 주요 정책을 소화하고 있다. 상반기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쳤고, 이달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마무리하면 곧바로 국회 국정감사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대통령이 강조한 '원시적 약탈금융' 근절과 생산적 금융 확대, 신용평가체계 개편, 포용금융 추진,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등 굵직한 정책 과제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실무진의 부담은 더욱 크다. 부동산 대책을 담당하는 금융정책국과 자본시장 대응을 맡은 자본시장국은 최근 주말 근무가 일상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 회의가 거의 매일 이어지는 데다 부동산과 증시 모두 민감한 상황이라 지금은 휴가를 갈 분위기가 아니다"며 "핵심 부서들에 업무 쏠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