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영화관. 2025.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메가박스중앙과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경쟁업계의 표정이 복잡합니다.
경쟁사의 영업이 축소되면 고객과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지만, 업계에서는 마냥 반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메가박스 관객은 다른 영화관이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홈플러스 고객은 다른 대형마트가 아닌 이커머스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가박스중앙은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도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긴급운영자금을 바탕으로 영업 정상화에 나섰습니다. 7일부터 임시 휴업 점포를 가오픈한 뒤 운영 상황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두 회사의 상황은 다르지만, 경쟁업계의 우려는 닮았습니다. 한 사업자의 퇴장이 남은 업체의 반사이익보다 시장 전체의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극장업계에서는 메가박스의 관객이 바로 CJ CGV나 롯데시네마로 고스란히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화관이 밀집한 일부 도심 상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극장 간 거리가 멀어, 생활권 안의 영화관이 사라지면 관람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극장업계 관계자는 "메가박스가 있던 지역의 관객이 더 먼 영화관을 찾기보다 영화를 보지 않거나 OTT 공개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규모를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업계 전체에는 분명한 손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향은 영화관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매점 식품과 물류 등 극장 매출에 의존하는 영세 업체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영화산업을 여러 상점과 납품업체가 연결된 시장에 비유하며, 대형 극장 사업자의 위기가 생태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대형마트업계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 중단된 뒤 서울·경기권에서 뚜렷한 반사이익이 나타난 경쟁 점포는 많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기존 홈플러스와 700~800m가량 떨어진 일부 점포에서는 고객 유입이 나타났지만 거리가 멀어질수록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영업 중단이 발생했을 때 정말 남의 일 같지는 않았다"며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는 곳은 멀리 떨어진 다른 대형마트가 아니라 온라인 장보기나 온라인 유통 등 e커머스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금융이 입금돼 영업재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7일 금요일 임시 개장한 뒤 12일까지 운영점검 및 보완작업을 마치고, 13일에 정식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관계자들이 상품을 정리하는 모습. 2026.8.6 © 뉴스1 김진환 기자
소비자가 가까운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해지면 홈플러스의 수요가 다른 대형마트로 옮겨가기보다 오프라인 시장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홈플러스에 납품하던 업체들도 홈플러스가 자칫 또다시 영업을 중단하게 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요.
영화관과 대형마트는 모두 생활권 안의 오프라인 접점이 유지돼야 소비자의 방문 습관도 이어집니다. 사업자 한 곳의 퇴장이 남은 업체의 점유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그보다 빠르게 업태 전체의 파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메가박스의 경쟁자는 CGV와 롯데시네마만이 아닙니다. 홈플러스의 경쟁자도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관에 가지 않는 선택'과 '대형마트에 가지 않는 선택'이 더 위협적인 경쟁자가 된 셈입니다.
somangcho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