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영등포 소재 테슬라 여의도 스토어에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앞)와 준대형 전기 SUV '모델X'가 전시된 모습(자료사진). 2026.01.11/뉴스1 김성식 기자
테슬라 모델Y가 보조금 적용 시 4000만 원 중반대까지 낮아지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최대 볼륨 시장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을 흔들고 있다. 모델Y 판매가 급증하는 사이 현대자동차 싼타페를 비롯해 르노코리아 필랑트·그랑 콜레오스, KG모빌리티(KGM) 액티언 등 주요 중형 SUV는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견 완성차 브랜드는 신차 효과마저 기대만큼 이어가지 못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은 3만8379대가 판매됐다. 지난 7월에도 6612대가 팔리며 수입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월간 판매 순위도 올해 줄곧 1~2위를 유지하며 수입차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모델Y의 흥행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3.6% 증가한 19만8509대로 전체의 23.3%를 차지했다.
문제는 모델Y가 몰고 온 전기차 바람이 국내 최대 볼륨 시장인 중형 SUV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의 판매가격은 4999만 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4000만 원 중반대로 내려온다. 르노코리아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국내 주력 중형 SUV와 사실상 같은 가격대다.
가격 경쟁력이 비슷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유지비는 하이브리드보다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여기에 테슬라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충전 인프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상품 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모델Y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중견 완성차 업체들이다.
KGM 액티언은 지난 7월 38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528대)보다 27.5% 감소했다. 올해 누적 판매도 6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었다. 월 판매량이 300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시장 존재감도 크게 약해졌다.
르노코리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3월 출시한 준대형 크로스오버(CUV) 필랑트는 출시 첫 달 4920대로 출발했지만 4월 2139대, 5월 1201대, 6월 1324대를 거쳐 7월에는 537대로 급감했다. 출시 4개월 만에 월 판매량이 첫 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기대했던 신차 효과를 사실상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르노코리아의 기존 신차들과 비교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출시 이후 월 5000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연말까지 4만 대 이상 팔리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그랑 콜레오스 역시 올해 들어 판매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7월 판매량은 728대로 지난해 같은 달(1313대)보다 44.6% 줄었고, 올해 누적 판매도 9247대로 전년 동기(2만6139대) 대비 64.6% 감소했다
현대차 싼타페도 올해 누적 판매가 2만4333대로 지난해보다 33.3% 감소했다.
반면 기아 쏘렌토는 상품성 개선과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 6만1579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경쟁력이 약한 모델은 모델Y를 비롯한 전기차 공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별 대응 전략도 엇갈린다. 현대차는 연내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상품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KGM은 체리자동차와 협력해 내년 1월 중형 SU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선보이며 전동화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2029년까지 매년 1대의 신차를 출시하기로 한 중장기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 출시될 신차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판매 상황을 고려해 생산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Y를 비롯한 수입 전기차가 국내 중형 SUV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며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에 따라 판매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kb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