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파생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지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생산시설에서 사용하는 웨이퍼만 관세 부과 대상인 데다 반도체 원가에서 웨이퍼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기 때문이다. 다만 관세 적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폴리실리콘과 파생제품에 최저수입가격제(MIP)와 관세를 적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오는 12월4일부터 폴리실리콘은 ㎏당 21달러(약 2만 9900원), 잉곳·웨이퍼는 ㎏당 100달러(약 14만 2300원), 태양광 셀은 W당 0.22달러, 모듈은 0.38달러의 최저가격이 적용된다. 잉곳과 해당 파생제품에는 15%의 관세도 부과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별다른 영향 없을 것"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의 경우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Fab)이 있고 웨이퍼 구매량도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원가에서 웨이퍼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웨이퍼 주요 제조사는 일본, 대만, 독일 회사로 이들 기업에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 등 폴리실리콘 파생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기초 원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겨 D램 등을 생산한다.
이번 조치로 원료 폴리실리콘엔 최저수입 가격이 적용되지만 15% 종가관세 부과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스위스, 리히텐슈타인산 제품은 기존 일반관세와 이번 232조 관세를 합한 세율이 총 15%가 되도록 했다. 영국산 제품엔 10%가 적용된다.
반도체 업계, '中 태양광 공급망 견제용' 시각 우세
이번 조치를 두고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이 중국의 태양광 공급망을 견제하는 용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고순도 제품이라 최저수입 가격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기에 규제를 피할 가능성도 있다. 최저수입 가격을 설정한 것은 중국 등에서 생산하는 저가 수입품의 덤핑을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이 더는 덤핑하지 못하도록 가격을 설정하고 관세를 통해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라며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수요의 대부분은 태양광 산업에 사용되고 반도체용 고순도 폴리실리콘은 2.4%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국내 생산 비중이 높기에 이번 관세 적용 대상도 아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은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반도체 원가에 웨이퍼 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건설 중인 미국 내 팹 역시 첨단 패키징 중심이라 웨이퍼 관세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추후 관세 범위 확대 등은 위협 요인이다. 업계가 미국의 정책을 주시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는 예의주시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세 적용 범위가 반도체 소재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