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고래 투어(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 제공)
남반구의 겨울이 한창인 지금,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앞바다에서는 1년에 단 한 번뿐인 장관이 펼쳐진다.
남극을 떠난 수만 마리의 혹등고래가 번식지를 향해 북상하면서 해안은 거대한 '고래들의 고속도로'로 변한다. 바다 위로 거대한 몸을 솟구치는 고래를 바라보는 경험은 뉴사우스웨일즈 겨울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꼽힌다.
8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에 따르면 올해는 약 5만 마리가 넘는 혹등고래가 뉴사우스웨일즈 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웨일워칭 시즌을 맞고 있다.
매년 5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고래 이동 시즌에는 남극에서 먹이 활동을 마친 혹등고래가 번식과 출산을 위해 따뜻한 북쪽 바다로 향한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왕복 이동 거리는 약 1만㎞에 달하며, 포유류 가운데 가장 긴 이동 경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뉴사우스웨일즈 해안은 '험프백 하이웨이'(Humpback Highway), 즉 '고래들의 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특히 6월 말부터 7월 초는 고래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시기다. 해안 전망대에서는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물기둥과 거대한 꼬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웨일워칭 크루즈에서는 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브리칭(Breaching)'과 힘차게 헤엄치는 모습을 더욱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혹등고래 외에도 멸종위기종인 남방긴수염고래를 비롯해 밍크고래와 흰긴수염고래, 향유고래, 범고래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돌고래와 물개, 바다거북 등 다양한 해양생물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케이프 솔랜더,(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 제공)
시드니에서 가장 가까운 고래 명당
시드니를 여행한다면 가장 먼저 추천할 곳은 케이프 솔랜더(Cape Solander)다.
시드니 남부 크로눌라 인근 카메이 보태니니 베이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이곳은 대표적인 육상 웨일워칭 명소다. 전용 전망 플랫폼과 안내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고래가 해안에서 약 200m 앞까지 접근하는 경우도 있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노스 헤드(North Head)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서큘러 키에서 맨리행 페리를 이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태평양과 시드니 하버, 도심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 명소다. 페어팩스 워크(Fairfax Walk)를 따라 이어지는 세 곳의 전망대에서는 절벽 아래 펼쳐진 태평양을 따라 이동하는 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물 위 반사가 적은 늦은 오전부터 이른 오후가 관찰하기 좋은 시간대로 꼽힌다.
웨일 워칭 시드니(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 제공)
더 가까이에서 고래를 만나고 싶다면 웨일워칭 크루즈가 제격이다.
'웨일 워칭 시드니'(Whale Watching Sydney)는 매년 5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달링하버와 서큘러 키에서 매일 출항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지나나 태평양으로 향하는 항로 자체가 관광 코스다.
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브리칭은 물론 잠수 직전 거대한 꼬리를 들어 올리는 모습, 긴 가슴지느러미로 수면을 치는 행동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일부 업체는 고래를 보지 못할 경우 무료 재탑승 기회도 제공한다.
핀 워치 크루즈 저비스 베이(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 제공)
어미와 새끼가 쉬어가는 저비스베이
시드니에서 차로 약 3시간 남쪽에 있는 저비스베이(Jervis Bay)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운 백사장으로 유명한 휴양지다. 겨울에는 어미 혹등고래와 새끼가 남쪽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관찰 명소는 포인트 퍼펜디큘러 등대 전망대(Point Perpendicular Lighthouse and Lookout)다. 해발 약 90m 절벽 위에서 저비스베이와 태평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잔잔한 만 안에서 나란히 헤엄치는 어미와 새끼 고래를 만날 수 있다.
허스키슨(Huskisson)에서 출발하는 웨일워칭 크루즈 역시 인기다.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혹등고래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병코돌고래와 물개, 바닷새 등 다양한 해양생물도 함께 만날 가능성이 높다.
포트 스티븐스의 토마리 헤드 서밋 워크(뉴사우스웨일즈관광청 제공)
고래와 돌고래를 함께 만나는 포트스티븐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포트스티븐스(Port Stephens)는 고래와 돌고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해양 여행지다. 병코돌고래가 연중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육상에서는 토마리 국립공원의 토마리 헤드 서밋 워크(Tomaree Head Summit Walk)가 대표적인 관찰 코스다. 왕복 2.2㎞의 산책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해안 절벽과 섬들이 한눈에 펼쳐지고, 바다를 따라 이동하는 고래를 내려다볼 수 있다.
넬슨베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에서는 최대 길이 18m, 몸무게 약 40톤에 이르는 혹등고래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전문 해설과 함께 고래의 이동 경로와 생태를 들을 수 있어 자연을 배우는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뉴사우스웨일즈에서의 웨일워칭은 특별한 행운을 기대해야 하는 여행이 아니다. 매년 같은 계절이면 수만 마리의 혹등고래가 같은 길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도시 여행과 야생의 감동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둘러본 뒤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는 고래를 만나는 일, 어미와 새끼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은 호주 겨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풍경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