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 점검을 위한 2차 회의를 열어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을 논의한다. 2026.8.7 © 뉴스1 최지환 기자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까지 막히는 부작용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결국 총량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수요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잔금대출과 청년·신혼부부 대출 등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 대출은 총량 관리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식으로 정책 보완에 나선 것이다.
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발표할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 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총량 제외'지만 금융권 전체 대출 공급 여력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사실상 총량 확대와 다르지 않다.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1.7%보다 강화한 1.5%로 제시했다. 당시 경상성장률 전망치(4.9%)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강도 높은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최근 잔금대출이 막히며 신축 아파트 입주가 차질을 빚는 등 실수요자 피해가 현실화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대출 총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량 확대를 검토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경상성장률 전망치 변화도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범위 안에서 관리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가 12%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총량을 일부 확대하더라도 기존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논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총량 목표치는 유지한 채 남은 대출 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다시 배분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은행별 잔여 한도와 상품별 배정 규모를 다시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가계대출 총량 일부를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사용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거론됐지만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문제를 내년으로 넘기는 데 그쳐 내년 총량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남은 한도를 세부적으로 다시 나누는 방법도 검토했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며 "총량을 건드리지 않고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경상성장률 이내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는 원칙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발표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0% 이하' 중장기 목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방안은 6·27 대책 이전 입주자모집공고가 이뤄진 단지의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된 신축 아파트 입주 차질을 우선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청년과 신혼부부에 대한 정책성 대출도 일부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에 대해서는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도 발표를 앞두고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투기 목적 차주의 전세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해 9월부터 2억 원으로 제한했던 1주택자 전세대출 신규 보증을 사실상 전면 차단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가장 큰 쟁점은 적용 지역이다.
금융당국은 규제 대상을 수도권 전체로 할지, 현재 규제지역으로 한정할지를 놓고 막판까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현행 규제지역은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분당·수정·중원, 용인 수지·기흥, 하남, 동탄 등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범위를 더 넓히는 것은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지역으로 할지 수도권으로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기 목적과 실수요를 구분하는 기준도 관심사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세제 개편안을 통해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에서 취학이나 전근, 장기 요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 최장 3년간 비거주를 거주로 인정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같은 시·군 안에서의 이동은 예외로 인정되지 않아 서울 내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전세를 옮기는 사례 등은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외 기준을 재정경제부보다 폭넓게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 예외 기준이 재정경제부와 반드시 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며 "최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외 범위를 넓게 가져가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