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8.7 © 뉴스1 최지환 기자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닷새 만에 3000여 건이 넘는 입법의견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부담이 늘어나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부터 실거주 예외 조건을 더 넓혀달라는 요구까지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접수된 의견을 충분히 살펴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제안은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를 보면 재정경제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는 닷새 만인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2200건이 넘는 의견이 달렸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는 내용 등이 담긴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1400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대부분은 종부세 부담 증가 자체에 반대하는 내용이지만, 제도를 더 촘촘하게 다듬어달라는 취지의 의견도 상당수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건 실거주 요건 관련 의견이다. 부득이하게 집을 비울 수밖에 없는 경우를 좀 더 넓게 인정해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안은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던 주택에서 취학이나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같은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할 경우, 최장 3년까지 그 비거주 기간을 거주한 것으로 쳐주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손주를 돌보러 자녀가 사는 지역으로 옮기면서 정작 자기 집은 비게 되는 조부모의 사례처럼, 육아나 가족 돌봄으로 인한 비거주도 예외에 넣어달라는 의견들이 새로 제기됐다.
또 재개발·재건축으로 지은 신축주택은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주는데, 리모델링으로 오랜 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은 예외요건 확대 요구와 관련해 "취학, 직장의 변경,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기타 또 봤을 때 '이건 불가피하다'라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들의 입장에 서서 우리가 보려고 하고 있다"며 "내년도 법이 통과되고 나면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민들 의견을 더 듣고 해서 최대한 신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거주 인정 기간을 3년으로 정한 데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3년을 했는데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국민들 의견을 경청해 한 번 더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너무 넓게 해주면 자꾸 이걸로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외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부동산 정책 간담회를 열고,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늘리려는 정부 방침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실거주자를 우대한다는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비거주 사정과 지역별 시장 상황을 가리지 않고 일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를 모두 투기 수요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존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거나 재건축·재개발로 당장 입주하기 어려운 경우도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비거주 1주택자와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실거주로 간주하는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한 경우 기본공제를 더 올려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번 개정안에서 1주택자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랐지만, 공동명의는 각각 9억 원씩 공제받는 현행 방식이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납부유예 제도의 소득 기준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 소득 기준이 총급여 7000만 원(종합소득 6000만 원)에서 8000만 원(종합소득 7000만 원)으로 1000만 원 완화되는 데 그쳤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꾸면서 공제 한도를 2028년 20억 원, 2029년 10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에게까지 이 한도를 소급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주택자 여부를 따질 때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거주 예외 요건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정부는 접수된 의견을 폭넓게 검토해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은 유형별로 분류해 살펴볼 계획이다.
세제 개편안 입법예고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27일 차관회의,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min785@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