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쓸어담는 중앙은행들, 왜?…한은 보유량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9일, 오후 03:16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을 쓸어담고 있다. 2분기에만 290톤에 가까운 금을 사들이며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입량을 기록했다. 지장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달러에 편중된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금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9일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2분기 중앙은행들의 금 순구매량은 28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57톤)보다 5배 많았다.

국가별로는 폴란드 중앙은행이 가장 많은 51톤을 구매했고, 우즈베키스탄(16톤), 카자흐스탄(15톤), 요르단(6톤), 체코(6톤) 등도 금 보유량을 늘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33톤을 추가 매입해 2023년 4분기(44톤)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인민은행의 누적 금 보유량은 2346톤에 달한다. 다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2분기 보유량을 22톤 줄였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꾸준히 사들이는 가장 큰 배경은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위험을 분산하려는 데 있다. 금은 특정 국가의 통화나 국채처럼 발행 주체의 신용위험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데다, 지정학적 갈등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때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서방의 러시아 외환보유액 동결 조치 이후, 달러 자산이 언제든 무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중앙은행들을 금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달러 등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장기적인 외환보유액 운용 안정성을 높이려는 중앙은행들이 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 가격이 다소 하락한 점도 금 매입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금값은 올해 초 고점에서 크게 떨어지며 한때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한국은행도 최근 13년 만에 금 보유량을 늘리기로 했다. 2분기에 이미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소량 매입했으며 실물 금 매입도 추진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금을 사기 위한 협력 체계도 구축하는 등 매입 경로를 넓혔다.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WGC가 집계하는 100국 중 40위다.

금 쓸어담는 중앙은행들, 왜?…한은 보유량은
중앙은행들의 금 선호는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WGC는 “금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투자 심리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WGC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중앙은행의 45%가 “향후1년간 자국의 금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 74%가 향후 5년 동안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 보유 비중이 상당 수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000톤의 금을 매입했다. 이는 이전 10년 평균인 500톤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0.84% 상승하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마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트로이온스당 4340.45달러로 급등하며 7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된 영향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을 보유할 때의 기회비용이 줄어 금에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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