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5도서 로봇이 척척…신동빈 승부수 ‘제타 스마트센터’ 베일 벗었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09일, 오후 05:52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위이잉 철컹, 위이잉 철컹.’

지난 7일 찾은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두꺼운 철문을 열고 냉동 상품 저장고에 들어서자 영하 25도의 찬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냉동 상품 저장고에서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 레일 위에 마치 대형 인형 뽑기 기계처럼 100여대의 인공지능(AI) 피킹로봇 봇(Bot)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인공지능(AI) 피킹로봇 봇(Bot)들이 지난 7일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냉동 저장고에서 바둑판 모양의 격자 레일 위를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롯데마트)
인공지능(AI) 피킹로봇 봇(Bot)들이 지난 7일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냉동 저장고에서 바둑판 모양의 격자 레일 위를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롯데마트)
봇들은 초속 4m의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데도 다른 봇들과 충돌없이 매우 정교하게 움직였다.

봇들은 고객들이 주문한 수많은 상품이 들어 있는 바스켓을 격자 레일 상단에 위치한 피킹로봇 팔 OGRP(On Grid Robotic Pick)가 있는 곳으로 발빠르게 운반했다.

OGRP는 봇들이 가져온 바스켓 속 상품들을 원숭이처럼 긴팔을 이용해 정확히 집은 뒤 포장해 고객별 바스켓에 옮겨 담았다. 이 바스켓은 격자 레일 맨 밑에 있는 출하 구역으로 미끄럼틀을 타듯이 미끄러지며 이동했다. 상품 첫 피킹부터 출하구역까지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에 불과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단장은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첫 상품 피킹부터 배송차에 전체 물량을 선적하는데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며 “이는 국내 대형마트 온라인 물류센터 중 가장 빠르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미지=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미지=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총 1조원 투입을 예고한 미래 성장동력 고객풀필먼트센터(CFC)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그룹은 지난 7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고객풀필먼트센터 1호점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본격 가동했다. 고객풀필먼트센터는 온라인 주문 접수부터 재고관리, 상품 피킹·패킹, 출고와 배송 배차까지의 과정을 통합 처리하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마트가 2022년 11월 영국의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협업해 구축했다. 약 2000억원이 투입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2023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8월 준공됐다. 신 회장은 오카도와의 협약식 및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기공식도 직접 챙겼다. 그만큼 제트 스마트센터 부산은 단순한 물류시설을 넘어 롯데그룹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상징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롯데그룹이 고객풀필먼트센터 구축에 나선 것은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다른 상품군에 비해 여전히 낮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소매판매액 대비 온라인 거래액 비율)은 28%로 화장품(41%)·가구(50%)·가전(55%) 등 다른 상품군보다 낮다. 신선도 유지와 오배송, 배송 지연 등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정재우 단장은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이런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에 오카도의 AI·자동화 물류 기술을 결합해 주문부터 피킹·포장·출하까지 전 과정을 통합 제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최대 1000대의 로봇과 함께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첨단 유통 기술의 총집약체”라고 덧붙였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부 전경. (이미지=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외부 전경. (이미지=롯데마트)
특히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상품 변질 △품절·임의 대체 배송 △배송 지연 문제 등 기존 온라인 장보기에서 소비자들이 겪어온 고질적인 불편함을 개선해 쇼핑 편의성을 한층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고객들이 배송의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실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부산과 영남권 400만세대를 대상으로 기존 하루 3차례 수준이던 배송 회차를 최대 13회까지 늘렸다.

정 단장은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이용 고객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2~3시간 단위로 배송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며 “특히 취급 상품 품목 수를 3만5000개로 확대해 고객 선택 폭도 넓혔다”고 말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1.3배 많은 규모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중 하나인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진다.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하루 최대 3만 3000건의 주문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풀필먼트센터는 고정비 부담이 큰 만큼 실제 주문량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기대만큼 주문량이 받쳐주지 못하면 수익성을 오히려 떨어트릴 수 있다. 롯데마트는 6년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정 단장은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현재 하루 주문량이 1만건 미만이지만 향후 프로모션과 취급 상품 확대 등을 통해 목표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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