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FDC 모형이 설치된 데이터센터월드 전시부스 (사진=삼성중공업)
10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과 부지, 냉각·용수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50TWh로 약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데이터센터의 입지도 육상에서 바다와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바다는 부지 부담을 덜고 해수를 냉각에 활용할 수 있으며, 우주는 지상 전력망과 부지 제약 없이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장 사업화에 가까운 분야는 바다 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다. 바지선이나 해양 구조물 위에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 등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대형 구조물 설계·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차세대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무스테리안과 올해 4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 FDC 기본·상세설계와 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무스테리안이 추진하는 대규모 FDC 사업에 삼성중공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술 역시 빠르게 개선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200메가와트(MW)급 FDC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앞서 50MW급 FDC 설계를 개발한 데 이어 용량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그리스 선사 캐피탈, 영국 로이드선급 등과도 FDC 관련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연내 FDC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HD현대도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부에 FDC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HD한국조선해양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사로부터 관련 문의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프랑스 에너지 관리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손잡고 해상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에 그룹이 보유한 발전 엔진과 전력 인프라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조물뿐 아니라 전력 공급 설비까지 묶어 제공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올해 1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지구 관측용 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의 실물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그룹 차원의 투자도 적극적이다. 한화그룹은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국방 AI 분야에 총 5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약 20조원을 투입해 초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과 저궤도 위성통신망,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 확보에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가세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은 위성용 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셀·패널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8년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관련 연구개발(R&D)에 300억원을 투입한다. 탠덤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 등 서로 다른 태양전지를 결합해 빛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로, 양사는 2028년까지 시험 위성을 활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2029년 이후 한화시스템이 추진하는 15㎝급 초저궤도 초고해상도 SAR 위성 64기 군집 사업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전력과 냉각,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기존에 보유한 조선·에너지·우주 기술을 활용해 관련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