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의 모습. 2024.10.10 © 뉴스1 이승배 기자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TSMC, 인텔이 현지 엔지니어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팹(Fab) 건설이 본격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쟁의 초점도 생산시설 확보에서 첨단 공정을 운용할 인재 확보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연말 1공장 가동 앞두고 인력 선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근무할 '2027 하계 인턴십'과 공학 전공 대상 신입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인 삼성 이머징 엔지니어 디벨롭먼트(SEED)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테일러 공장이 삼성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집 대상은 전기전자, 기계, 재료, 화학, 물리 등 반도체 핵심 공학 전공자로, 인턴들은 약 11주 동안 제품과 공정, 기술 분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직 엔지니어들과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업계에선 이번 채용을 테일러 프로젝트가 '공장 건설'에서 '양산 준비' 단계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공장은 장비만 갖춘다고 가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 운영과 수율 개선을 담당할 숙련 엔지니어 확보가 필수적이다.
TSMC도 인턴십 확대…'공장 경쟁'에서 '인재 경쟁'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만의 전략은 아니다.
TSMC도 미국 애리조나 생산 거점을 대상으로 2027년 하계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정통합, 제조, 설비, 시설, 스마트 제조 등 핵심 직군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인텔 역시 애리조나와 오하이오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공정, 제조, 패키징, 모듈 개발 등 생산기술 분야의 초급 엔지니어 채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첨단 생산 거점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반도체 기업이 현지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미국 반도체 경쟁이 이제 '누가 먼저 공장을 짓느냐'보다 '누가 먼저 우수한 엔지니어를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특히 2나노 등 최첨단 공정에서는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2나노는 AI 반도체 등에 적용되는 최첨단 제조공정으로, 회로를 더욱 촘촘하게 구현해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극자외선(EUV) 노광과 공정통합, 수율 개선 등에서 미세한 오차도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숙련 엔지니어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업계가 공장 가동 전부터 인턴십과 신입 채용을 확대하는 것도 양산 시점에 맞춰 이러한 전문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인재 확보 경쟁은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시행 이후 미국 전역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숙련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TSMC와 인텔 역시 미국 생산 거점 확대 과정에서 대학 연계 프로그램과 신입 채용을 강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이번 테일러 공장 채용을 통해 미국 생산기지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생산시설 투자뿐 아니라 현지 고용과 인력 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채용은 미국 생산기지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누가 더 빨리 공장을 짓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더 우수한 엔지니어를 먼저 확보하느냐가 생산성을 결정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