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한화 제공)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 지분 15% 이상을 확보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받게 됐다.
단순 주주를 넘어 기업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준선을 넘었다는 의미로, 공정위는 독과점과 공정경쟁 저해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화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을 단순 투자가 아닌, 향후 KAI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한다.
한화, KAI 지분 1.25% 추가 확보…총 15.89%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자회사 한화시스템(272210)은 7월 27일~8월 10일 장내매수를 통해 KAI 주식 121만 7053주(1.25%)를 사들였다.
이번 인수를 포함해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주식은 총 15.89%로 늘어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4.98%,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이 1.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상장사인 KAI 주식을 15% 이상 취득함에 따라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기업결합심사는 기업 간 M&A나 지분 취득으로 시장 독과점이 심화하거나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위가 사전에 검토·승인하는 제도다.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이다. 한화는 2대 주주로서 양사간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제고, 글로벌 수출 확대 등 KAI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육·해·공·우주 통합 설루션 기업 도약…한국판 스페이스X 실현"
한화는 KAI 지분 확대를 통해 우주·항공·방산 분야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상방산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양방산의 한화오션, 항공의 KAI 등을 토대로 '육·해·공·우주 통합' 설루션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화가 보유한 항공엔진·유도무기·레이더·위성 등 역량과 KAI의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체계종합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 등 지역 보호주의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대형 방산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통합 포트폴리오 구성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방산업계의 글로벌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독일 라인메탈이나 영국 BAE시스템즈 등 업체들도 통합 포트폴리오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통합 우주·국방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도 KAI와의 시너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앞서 한화는 2040년까지 55조 원을 투입해 독자 발사체와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통신망,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AI 우주강국 전략 발표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우주와 항공을 각각의 산업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우주와 항공, AI와 국방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AI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와 KAI의 우주사업 분야 역량이 결합하면 '발사체-위성-데이터-서비스'라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한국판 스페이스X가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한화시스템이 데이터·서비스, 위성체를 KAI가 맡는 식으로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7.3 © 뉴스1 허경 기자
다만 KAI 인수설이 제기된 이후 촉발된 독과점 논란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화의 지분 확대가 시작된 이후 특정 업체 중심으로 방산 생태계가 재편되면 방산업계 경쟁 구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화는 KAI에 대해 정부의 방침에 따라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2대 주주를 유지하는 선에서 지분을 매수하고 있으며 1대 주주 수출입은행보다 더 많은 지분을 취득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확보는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를 계획"이라며 "정부가 KAI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긍정적 방향에서 경영권 확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96pag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