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증가분 대부분은 대기업 대출이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잔액은 170조 2992억원에서 192조 2550억원으로 12.89%(21조 9558억원) 늘었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액의 약 66%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674조 4262억원에서 685조 4534억원으로 1.63%(11조 27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액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중기대출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대출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24조 4325억원에서 지난 7월 말 325조 8871억원으로 0.45%(1조 4546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확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며 나타났다. 내수 부진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면서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은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추정손실은 1조 21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증가하며 7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추정손실은 대출 채권 중 건전성이 가장 낮은 단계로 사실상 회수를 포기한 돈으로 볼 수 있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대출을 선호하는 유인이 커진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 대출보다는 기업 대출을 늘리는 것이 건전한 방향이긴 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 빌린) 자금으로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이 성장하며 사회에 더 돈이 돌게 되는 등 선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은행이 포용금융을 확대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자를 낼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대출을 받을 수가 있다. 내수 시장이 워낙 힘들다 보니 소상공인들은 낮은 금리의 대출을 감당할 여력도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은행권이 포용금융을 확대하기보다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자율 부담을 정부가 내주지는 않는다.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소상공인이나 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지 은행 입장에서는 늘릴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