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TC 낸드, 제재 우회로 삼전닉스 맹추격…CXMT보다 더 위협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0일, 오후 07:31

[이데일리 김소연 김형욱 최오현 기자] 중국 인공지능(AI)·반도체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본토 증시 상장(IPO)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중국 레드테크(중국 최첨단 기술) 기업들이 과거 미국 뉴욕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글로벌 공룡으로 성장하려 했다면, 이제는 미국 제재에서 벗어나 자국 자본을 기반으로 기술 주권을 지키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 13조 실탄 확보…中 휴머노이드 유니트리



‘중국판 나스닥’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IPO를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는 이미 단순한 로봇 스타트업 단계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17억위안(약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휴머노이드 관련 매출만 8억6780만위안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돈다. 중국 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40% 이상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유니트리는 이 같은 로봇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IPO를 통해 610억위안(약 12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로봇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과 신제품 개발, 생산능력 확대 등에 재투자할 전망이다. 이번 IPO는 각종 영상 등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 로봇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기업 딥시크가 이번 IPO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딥시크는 유니트리에 1억 4080만위안을 투자해 지분 2.31%를 확보했다. AI의 ‘두뇌’를 담당하는 딥시크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몸’을 만드는 유니트리가 자본을 매개로 연결되면서 중국 내 피지컬 AI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의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약 1만3000대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85~90%가 중국 기업 제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G1 (사진=유니트리)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G1 (사진=유니트리)
◇ 2년 새 점유율 두배 끌어올린 YMTC



중국 낸드플래시 기업 YMTC는 지난 5월 커촹반 IPO 절차에 착수했다. YMTC는 400단 이상 차세대 낸드의 핵심 공정 기술과 특허를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낸드 제조에 필요한 장비 국산화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본딩은 향후 낸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YMTC는 셀과 로직 회로를 별도의 웨이퍼에서 제조한 뒤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연결하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을 통해 낸드의 집적도와 성능을 높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특허 분쟁을 피하기 위해 YMTC와 3차원(D) 낸드 제조에 활용되는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특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셀과 로직 회로를 별도의 웨이퍼에서 제조한 뒤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연결하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을 통해 400단 이상 차세대 낸드의 핵심 공정 기술과 특허를 확보했다. (사진=YMTC 홈페이지)
YMTC는 셀과 로직 회로를 별도의 웨이퍼에서 제조한 뒤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연결하는 독자 기술인 '엑스태킹'(Xtacking)을 통해 400단 이상 차세대 낸드의 핵심 공정 기술과 특허를 확보했다. (사진=YMTC 홈페이지)
특히 YMTC는 미국의 집중적인 제재 속에서도 독자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왔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렸다. 이제는 자본시장으로부터 대규모 자금까지 조달해 몸집을 키우고, 다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며 글로벌 기술 패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YMTC는 CXMT보다 K메모리에 더욱 위협적인 존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과점이 굳어진 D램과 달리 낸드의 경우 여러 업체들이 복잡하게 경쟁하고 있어서다. YMTC의 글로벌 낸드 매출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8%에서 1년 만에 5%포인트 상승해 13%까지 높아졌다.

D램은 미국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재로 일정 단계 이상의 미세공정 기술 확보에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 그러나 낸드는 구조적 적층 기술을 통해 장비 제재를 우회할 여지가 있어, 중국 추격 속도가 빠르고 위협적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중국의 낸드 추격은 더 가파른 상황”이라며 “중국은 순서대로 차근차근 기술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칙적인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해 판을 뒤집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레드테크 기업들은 중국 공산당의 큰 그림 아래 움직이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 미국 자본시장으로 가던 기업들이 이제 중국 본토로 오는 것은 그만큼 기술 자립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이제 보조금 단계를 떠난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증시로 진출하고 있다”며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이 성장해 자생적으로 증시에서 수십조원씩 끌어들이는 형태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차세대 AI 메모리 연구개발(R&D)에 국가 차원의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동맹을 유지하도록 협력하는 현재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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