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기술자립"…레드테크 中 본토 상장 러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0일, 오후 07:32

[이데일리 김형욱 김소연 기자] “중국 공산당의 ‘큰 그림’이 있는 것이다.”

국내 한 대기업 최고위인사는 최근 중국 테크 기업들의 잇단 본토 상장 러시를 두고 “지금껏 만났던 민간 기업 경쟁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창신메모리(CXMT), 유니트리, 양쯔메모리(YMTC), 딥시크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으로 달려갔던 레드테크(중국 최첨단 기술) 기업들이 이제 ‘중국판 나스닥’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기술 자립을 통한 ‘새판짜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이날부터 일반·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610억위안(약 12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니트리 상장은 그동안 사실상 베일에 가려져있던 중국 로봇 생태계가 수면 위에 오르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앞서 지난달 D램 업체 CXMT는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메모리 쌍두마차인 YMTC 역시 커촹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YMTC는 CXMT보다 K메모리에 더 위협적이다. 낸드 시장은 3강 과점이 공고한 D램과 달리 기술 장벽이 낮아 6개 이상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YMTC의 점유율은 13%에 이른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용 SSD 제품은 삼성과 SK가 직접 영향권에 들 수 있을 정도로 YMTC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그 뒷배는 중국 공산당이다. 그동안 보조금, 세제 혜택, 국유자본 등을 앞세워 전략산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했다면, 이제는 자본시장까지 활용해 자체 전략산업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본토 증시로 유도하면서 신속한 상장 절차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중국 당국은 통상 1~2년 걸리는 커촹반 상장 심사를 CXMT에 대해서는 5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딥시크, 문샷AI 등 다른 곳들이 줄줄이 본토 상장을 준비하는 이유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중국은 전기차 시장 장악처럼 변칙적인 방식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판을 뒤집는다”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중국 추격 속도보다 빠르게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AI 로봇이 지난 6월10일 열린 부산콘텐츠마켓(BCM)에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AI 로봇이 지난 6월10일 열린 부산콘텐츠마켓(BCM)에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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