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결국 경쟁력' 삼성전자·SK하이닉스, 3Q 대박 성적 예고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전 06:10

웨이퍼에 첨단 정밀 공정으로 회로가 새겨지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제공)/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까지 메모리 수요를 끌어 올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가 이어지면서 실적 예측 가능성과 이익 지속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예상치)는 매출 206조 2950억 원, 영업이익 113조 98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9.7%, 영업이익은 836.9%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2분기보다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약 28% 늘어나며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매출 100조 2906억 원, 영업이익 78조 700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0.2%, 591.4% 증가한 규모다. 2분기 실제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26.4%, 영업이익은 30.0%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76%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와 전망(연결기준, 단위 억 원).(자료 DART, 에프엔가이드)/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SK하이닉스 실적 추이와 전망(연결기준, 단위 억 원).(자료 DART, 에프엔가이드)/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AI가 끌어올린 메모리 가격…D램·낸드 동반 호황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서버 투자를 늘리면서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I 가속기용 메모리 수요가 HBM에만 머물지 않고 범용 메모리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메모리 공급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 HBM 생산 비중이 확대될수록 동일한 생산능력에서 공급할 수 있는 범용 D램 물량이 제한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서버 증설로 서버용 D램과 eSSD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으면서 AI 수요가 D램·낸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40~50%, 4분기에는 30~4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 모습.(SK하이닉스 제공)/뉴스1

LTA 확대 지속…메모리 실적 변동성 낮춘다
이번 메모리 호황에서는 기존 사이클과 달리 거래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통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서 호황과 불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컸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빅테크들이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과 LTA를 체결하고 있다.

반도체를 공급받는 빅테크 입장에서는 LTA로 필요한 반도체 물량을 장기간 확보해 공급 부족이나 가격 급등에 따른 생산 차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AI용 반도체의 안정적인 조달과 AI 가속기 생산계획을 용이하게 구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LTA를 체결하면 고객사가 일정 기간 필요한 물량을 미리 약정하므로 생산설비 투자와 생산계획을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다. 또 향후 판매 물량을 미리 확보해 매출 전망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LTA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메모리 생산능력의 60~70% 수준을 LTA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 계약을 완료하고 추가 5개 고객사와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주요 고객사들과 LTA를 확대하고 있다. LTA는 통상 5년을 기본으로 하되 고객과 제품 특성에 따라 기간과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중장기 물량 확보와 계약 이행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LTA를 고객사와 반도체 업체가 일정 기간 물량과 공급 조건 등을 약정하는 일종의 '상호 구속' 계약으로 본다. 고객사는 필요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반도체 업체는 일정 물량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공급과 수요에 있어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 꾸준…'이익 지속성' 관건
업계에선 이번 메모리 호황이 단기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하면서 HBM에서 시작된 메모리 수요가 서버용 D램과 eSSD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급 확대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LTA 확산은 메모리 업체들이 고객사의 중장기 수요를 확인한 뒤 생산시설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 공급 확대와 수요 확보 사이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고객사의 장기 물량 확보 요구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발표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의 핵심은 가격 상승률 자체보다 높은 가격과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과거 메모리 업황이 가격 상승과 공급 확대에 따라 빠르게 꺾이는 사이클이었다면, AI 시대에는 빅테크의 장기 수요와 LTA가 맞물리면서 호황의 지속 기간 자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동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AI 시대 메모리는 성능과 비용, 확장성을 동시에 결정하는 직접적인 변수"라며 "구조적으로 높아진 이익 창출력과 가시성이 메모리 산업의 재평가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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