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고양시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김성진 기자
정년연장을 둘러싼 청년과 중장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은 47개월째 부진한 반면, 고령층은 연금 수급 전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오래 일하기를 원하고 있어서다.
정년연장 과정에서 청년 신규채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하반기 정년연장 법제화를 추진하면서 청년 채용을 함께 늘리는 '세대 상생형'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청년 고용 47개월째 내리막, 60대는 증가분 75% 싹쓸이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29세 이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5만 7000명 줄었다. 2022년 9월 이후 47개월 연속 감소다. 전체 가입자는 1587만 7000명으로 27만 7000명 늘었지만, 29세 이하만 감소하고 30대·40대·50대·60세 이상은 모두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가입자는 20만 9000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약 75%를 차지했다. 고용보험 기준 전체 가입자가 늘어나는 국면에서도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부진한 흐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청 간담회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화하며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기자
李대통령 "정년연장, 청년 채용 위축시켜선 안돼"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청년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기존 틀을 뛰어넘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정년연장이 청년 신규채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이 대통령은 김영훈 장관에게 관련 설명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중소기업과 지역에는 정년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인력난이 심하지만, 공공·대기업 등 청년 선호 일자리에서는 세대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청년이 선호하는 공공부문·대기업 일자리가 전체의 약 20%, 추계상 약 11만명 규모라고 언급하며 "좋은 일자리에서는 최소한 세대 상생형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년만 일률적으로 늘리기보다 청년 채용과 고령층 계속고용을 함께 설계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 논의를 토대로 하반기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법제화를 추진하되, 계속고용에 따른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에는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방식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하고, 청년고용의무제 실효성을 강화해 신규 청년채용을 촉진하기로 했다. 중장년층에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사업장을 현행 1000인 이상에서 2027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지난 2월 열린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뉴스1 윤일지 기자
KDI "고령자 1명 늘 때 청년 0.2명 줄어"
과거 정년연장의 영향은 기업과 부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 이후 민간사업체에서 정년연장 수혜 고령자 1명 증가 때 청년 고용이 약 0.2명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공기관에서는 임금피크제와 청년고용 의무제를 병행하면서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016~2024년 정년연장 영향으로 23~27세 청년 임금근로자 고용이 6.9%, 약 11만명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고령 근로자 1명 증가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줄었고, 이런 경향은 유노조·대기업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정년을 몇 세까지, 어떤 속도로 연장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입법안은 확정하지 않았다. 사회적 논의 결과에 맞춰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원칙만 제시된 상태다. 향후 노사 협의와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계속고용 방식, 연금 수급개시 연령과의 연계, 임금·근로시간 조정, 청년채용 보완책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