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승인 넘어 주주 방어력까지 설계"…젊은 M&A '키맨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전 07:00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박소영 기자] "이제는 '법적으로 가능한 구조인가'만이 아니라 '이 구조를 나중에 이사회와 주주 앞에서 방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는가'까지 포함해 거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안혜성(사법연수원 38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의 변화를 이같이 짚었다. 함께 인터뷰에 응한 박동준(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는 크로스보더 딜에 강점을 지닌 파트너다. 두 사람 모두 세종 M&A그룹에서 실무를 이끄는 허리급으로, 국내 최상위 M&A 하우스로 꼽히는 세종의 다음 세대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무법인 세종 안혜성(오른쪽), 박동준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법무법인 세종 안혜성(오른쪽), 박동준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시니어와 주니어 사이, 층층이 쌓인 조직



세종 M&A그룹은 M&A 법률 자문 영역에서 전통 강자로 꼽힌다. 두 사람은 그 안에서 시니어와 주니어를 잇는 자리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 변호사는 "이동건·장재영 대표부터 주니어 변호사까지 연차별로 층층이 잘 쌓여 있다"며 "예전에는 시니어 파트너가 많지 않아 윗세대가 그룹 전체를 이끄는 고민이 컸는데, 지금은 어떤 일이 생겨도 훨씬 수월하게 대처한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파트너가 여러 층으로 있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대표급이 임원을 만난다면 실무진과 팀장급은 저희 파트너 레벨에서 훨씬 적극적으로 만난다"며 "각 층이 클라이언트를 나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자산으로는 '계약서 문구 하나, 실사에서 확인된 사실 하나도 가볍게 넘기지 않는 집요함'을 꼽았고, 두 사람 세대가 더하는 것으로는 '속도와 글로벌 협업 감각'을 들었다.

두 사람이 쌓아온 자산은 성격이 뚜렷하게 다르다. 박 변호사는 국경을 넘는 거래에, 안 변호사는 복잡한 지배구조 재편에 강점을 지닌다.

박 변호사는 SD바이오센서의 미국 메리디언 인수를 대표 딜로 꼽았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한 드문 아웃바운드 거래였다. 그는 "국내 법무팀이 잘 모르는 미국법 내용을 중간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설명하는 작업이 계속 필요했다"며 "합병계약서만 해도 국내 계약서의 몇 배 분량이라 현지 로펌과 리드 카운슬로 협업하면서도 현지 관행까지 이해하며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대표 딜로 들었다. 지방은행 지주를 분할해 은행과 합병한 뒤 계열 은행을 매각하고,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을 경쟁입찰로 파는 거래 구조를 10년에 걸쳐 설계해왔다. 그는 최근 페퍼저축은행 투자자 교체 거래에 대해 "대주주 변경 승인에 무리가 없으면서 기존 투자자를 회수시키고 새 투자자를 들이는 과정을, 저축은행 건전성 유지 장치까지 계약서에 담아 풀어낸 거래"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 안혜성(왼쪽), 박동준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법무법인 세종 안혜성(왼쪽), 박동준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상법개정 등 변화…"PE는 의사결정 조력자를 원한다"

두 사람은 국내외 여러 사모펀드(PE)를 대리해왔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PE 클라이언트가 자문사에 속도와 판단을 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박 변호사는 "PE는 투자할 때부터 회수(엑시트)를 생각할 수밖에 없어 딜 초기부터 그 방안과 실현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PE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여기에 '의사결정의 조력자' 역할을 더했다. 그는 "PE는 단순히 법률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문사를 넘어, 이 거래에서 무엇이 진짜 중요한 이슈이고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면 예정된 일정 안에 딜을 마무리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정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사 이슈도 경중과 금액적 효과를 명확히 정리해, 감내할 리스크인지 아니면 가격조정이나 계약서로 헤지할 리스크인지 구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은 최근 이어진 일련의 규제 환경 변화는 두 사람의 실무를 직접 흔들고 있다. 이사 충실의무 확대와 중복상장 규제가 딜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변수가 되고 있어서다. 박 변호사는 모 기업의 종류주식의 자기주식 취득 거래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원래 올해 기업공개(IPO)로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을 상환하려 했지만 중복상장 규제로 상장 여건이 악화됐다"며 "일반주주의 가치도 제고하고 이사의 충실의무를 지키면서 FI의 회수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상당히 오랜 기간 검토해 실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안 변호사는 계열 지배구조 개편에서 그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는 법령상 산식이나 외부평가 기준을 충족하면 상당 부분 설명이 됐다면, 지금은 이사회가 왜 그 구조를 선택했는지, 다른 대안은 왜 배제했는지, 특정 주주에게만 유리한 구조는 아닌지까지 훨씬 촘촘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그리는 파워변호사의 상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었다. 박 변호사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언제나 고객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안 변호사는 "의사결정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고 싶다"며 "규제 변화 속에서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적절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근의 규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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