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는 현재의 ‘화폐가치 희석 투자’가 지난해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완화 사이클의 시작을 시사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7월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이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완화적인(dovish) 발언을 내놓은 것도 금값 상승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브룩스의 논리는 단순하다.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하면 통화가치가 희석되고, 투자자들은 전통 금융시스템 밖에서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금은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수년간 ‘디지털 금(Digital Gold)’ 으로 홍보돼 온 비트코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브룩스는 “가격 흐름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며, 이는 시장의 인식 문제이지만 최근 가격 움직임이 이를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기된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제프 박 리서치 총괄은 브룩스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강세 스티프닝(bull steepener) 과 약세 스티프닝(bear steepener) 등 수익률곡선 변화 국면 모두에서 상승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은 2020년 이후 다섯 차례의 사례를 제시하며 비트코인이 두 가지 거시경제 환경 모두에서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비트코인이 강세 스티프닝과 약세 스티프닝 모두에서 상승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2020년 3월, 2021년 2월, 2023년 3월, 2023년 9~10월, 2024년 9월 모두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화폐가치 희석과 탈달러화(dedollarization)라는 두 가지 흐름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더 큰 약세 스티프닝 국면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거시경제 투자자인 라울 팔의 분석도 이번 논쟁과 맞닿아 있다. 팔은 앞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유동성과 87%의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주장하며,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보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 규모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석은 브룩스의 주장과 완전히 상충하지는 않는다. 즉,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자산이라기보다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브룩스가 지적한 금과 비트코인 사이의 ‘인식 격차(perception gap)’ 는 실제로 존재한다는 평가다. 다만 이 격차가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기관투자가들의 채택 확대와 함께 시장이 비트코인을 어떤 자산군으로 인식하게 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