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7조 들여 '오스탈 USA' 인수 추진…美 함정시장 정조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후 05:52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사진=한화)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인수에 나선다.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이미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고 있는 현지 생산기지까지 확보해 미국 조선·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국 동부와 남부를 잇는 복수의 조선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미 해군 함정 신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입지를 한층 넓힐 수 있게 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 USA는 최근 오스탈 측에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의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 100%를 인수하는 비구속적·조건부 제안을 제출했다.

한화가 제시한 오스탈 USA의 기업가치는 현금과 부채가 없는 기준 10억5000만~12억달러다. 한화 기준 최대 약 1조7000억원 규모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 측이 오스탈 USA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실사는 관련 자료를 제공받은 뒤 약 4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오스탈 전체가 아닌 미국 사업만 떼어 인수하는 방식이다. 오스탈이 운영하고 있는 호주와 필리핀, 베트남 등의 사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화가 오스탈 USA 인수에 나선 것은 미국 함정 시장 진입에 필요한 현지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내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체가 미 해군 함정 신조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미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오스탈 USA를 품을 경우 이 같은 진입 장벽을 넘어설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99년 설립된 오스탈 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대규모 조선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미 해군 연안전투함(LCS)과 원정고속수송선(EPF)을 비롯해 해안경비대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을 건조해왔다. 최근에는 생산시설을 확대하며 함정 건조 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핵잠수함 공급망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오스탈 USA는 버지니아급과 컬럼비아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사용되는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잠수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화가 향후 미국 해양방산 사업을 확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화는 이미 미국 내 조선 사업의 전초기지로 필리조선소를 확보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202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시설 확충과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스탈 USA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의 미국 조선 사업은 한 단계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델피아에 이어 앨라배마주 모빌까지 미국 내 두 곳의 주요 생산거점을 확보하면서 상선과 특수선은 물론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과 잠수함 공급망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다.

앞서 한화는 오스탈 본사에 대한 영향력도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난해 오스탈 지분을 19.9%까지 늘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스탈 지분 투자에 이어 핵심 미국 사업부를 직접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조선·방산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있다. 실사와 최종 계약 체결뿐 아니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국방방첩안보국(DCSA) 등 미국 당국의 관련 심사를 거쳐야 한다. 오스탈 USA가 미국의 민감한 국방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소유·통제에 따른 안보 관련 승인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디펜스 USA 관계자는 “오스탈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구속력 없는 예비 제안을 했다”며 “모든 거래는 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는 미국 조선 산업의 부흥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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