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커피도 가성비 커피도 찾는다…커피시장 6년 새 36% 커져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전 11:03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한국인의 커피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국내 커피 시장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프리미엄 스페셜티 커피부터 출근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저가·대용량 커피까지 소비가 세분화되면서 시장 규모는 6년 새 36% 가까이 커졌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커피산업 및 소비 동향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커피산업 시장 규모는 3조 73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보다 35.6% 증가한 규모다. 최근 6년간 연평균 5.2%씩 성장하며 커피는 국내 식품·외식산업의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시장 확대의 배경엔 달라진 커피 소비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커피믹스가 소비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원두의 종류와 맛을 따져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원두 등을 포함한 ‘볶은 커피’ 시장은 2024년 1조 322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6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5.8%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커피믹스 등 ‘조제 커피’ 시장은 연평균 0.5%씩 감소했다. 커피 소비의 무게중심이 믹스커피에서 원두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원두 소비의 확대가 곧 고급 커피로의 쏠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품종과 산지, 로스팅 방식까지 따지는 소비가 확산하는 동시에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용량을 중시하는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 잔의 커피에 기꺼이 돈을 쓰는 ‘취향 소비’와 부담 없는 가격을 찾는 ‘실속 소비’가 동시에 시장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이처럼 프리미엄과 실속형 시장이 나란히 성장하는 소비의 ‘이원화’를 국내 커피 시장 성장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적인 소비재로 자리 잡으면서 상황과 목적에 따라 가격과 품질을 달리 선택하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소비 확대는 커피전문점 증가로도 이어졌다. 2023년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은 10만 6452곳으로 전년보다 5.7% 늘었다. 전체 외식업체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9.3%에서 2023년 13.4%로 높아졌다. 외식업체 7곳 가운데 1곳이 커피전문점인 셈이다.

반면 커피 가공업체는 같은 해 1660곳으로 전년보다 8.0% 줄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공업체는 줄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전문점은 늘면서 커피산업의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표=농림축산식품부)
(표=농림축산식품부)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국내 커피산업의 구조적인 특징이다. 2024년 커피 원료 수입량은 20만 4841톤, 수입액은 13억 7090만달러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이런 수입 의존 구조 속에서도 커피 제품의 수출은 늘고 있다. 2024년 국내 커피 관련 제품 수출액은 2억 2960만달러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전체 커피 수출량 3만 5349톤 가운데 98%는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했지만 최근엔 볶은 원두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2025년 5월 볶은 원두 수출량은 전년 동월보다 46.8% 늘었다.

수출 시장의 지형도 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이스라엘이 전체 커피 수출액의 18.1%를 차지해 최대 시장에 올랐고 중국(15.4%), 호주(7.1%), 필리핀(6.5%), 칠레(5.7%)가 뒤를 이었다. 2022년까지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을 제치고 이스라엘이 2023년부터 한국 커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국내 커피산업은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실속형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매우 역동적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커피 제조 및 유통 과정에 푸드테크 접목을 지원하고 K-푸드+(플러스)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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