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업이 정말 용수 재이용과 절감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삼성전자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 용수 절감량은 2025년 기준 약 2187만톤(t)으로 2년 전(1271만t)보다 72% 증가했다. 용수 절감량은 공정 개선과 농축수 재이용 등을 통해 사용하지 않아도 된 물의 양을 뜻한다.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회수·재처리해 공정 세정수나 유틸리티 용수 등으로 활용한 용수 재이용량도 2025년 약 1억796만t으로 2년 전(9266만t)보다 약 16.5%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국내 사업장 용수 재이용량은 2022년 약 3608만㎥에서 2025년 6055만㎥로 약 68% 증가했다. 재이용률도 같은 기간 37%에서 47%로 높아졌다. “폐수 방류량을 줄이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추 지사의 단정과 맞지 않는 수치다.
방류량은 무조건 적을수록 좋다는 접근도 경계해야 한다. 통상 무방류 시설은 폐수를 재이용하고 남은 고농도 염수를 증발·농축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전력과 열이 필요하다. 근거가 부족한 무방류를 위해 오히려 에너지를 낭비하는 셈이 된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2007년부터 정화한 물을 오산천에 방류하고 있다. 이 물은 오산천의 수량과 수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오산천에서는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수달의 서식도 확인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해 “반도체 사업장에 방류를 줄이라는 말씀은 삼성전자 기준으로 보면 동탄의 핵심 하천인 오산천을 마르게 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하천이 없는 사막에 공장을 짓는 인텔과 TSMC를 국내 사업장과 단순 비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토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광주 군공항 기능을 2년 내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분산 배치해 해당 부지를 최대한 빨리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가 밀집한 경기도 수장의 발언은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물론 주민 안전을 위해 기업에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기존 노력을 지우고 해외 기업과 “정반대”라고 낙인찍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을 향한 공개 질타가 아니다. 환경과 산업을 함께 지키는 해법은 낙인이 아니라 기업과의 대화와 조율에서 찾아야 한다.
지난 4월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당시 추 후보는 “평택에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입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사진 = 추미애 캠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