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제는 1400개, 관광객은 어디로?…500개만 제대로 키워야"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후 04:38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시민들이 화려한 불꽃쇼를 보고 있다. 2025.9.27 © 뉴스1 김민지 기자

전국에서 한 해 1400여 개의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단순한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성과 방문객 경험을 갖춘 경쟁력 있는 축제를 선별해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지역 축제가 지방 공항과 지역 관광지를 연결하는 핵심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야놀자리서치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미국 코넬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와 공동 세미나를 열고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452개 축제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요 소셜미디어(유튜브·인스타그램·블로그·X·페이스북·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평가 기준은 온라인 언급량을 뜻하는 '인지도'(50%)와 인공지능(AI) 감성분석을 통한 긍정 반응인 '매력도(50%)'를 합산해 산출했다. 기존의 지자체 방문객 수 부풀리기나, 전문가 평가 위주에서 벗어나 실제 소비자가 체감한 경험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세계불꽃축제 종합 1위… "유명하다고 꼭 만족스런 건 아니다"
분석 결과 종합 1위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차지했다. 이어 진해군항제(2위)와 춘향제(3위)가 상위권에 올랐으며 서울빛초롱축제, 보령머드축제, 백제문화제, 부산불꽃축제, 영등포여의도봄꽃축제, 얼음나라화천산천어축제, 서울재즈페스티벌이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인지도'와 '매력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종합 1위인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인지도에서는 1위를 기록했지만 매력도는 7위에 그쳤다. 반면 춘향제는 인지도 8위였으나 매력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서울빛초롱축제 역시 인지도(7위)보다 매력도(2위)에서 더 높은 성적을 거뒀다.

유형별로는 불꽃·등불 등 빛을 활용한 축제와 자연·생태, 문화유산 기반의 축제가 상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음악 축제는 평균 인지도는 높았으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많이 알려진 유명 축제와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공하는 축제 사이에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김밥·라면 베끼기 그만… 지역 고유성 찾아 제대로 키워야"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이날 국내 축제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양적 확대에서 질적 심화로', '행정 논리에서 시장 논리로',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경쟁력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2025년 기준 축제 예산은 1195억 원으로 6년 새 1.8배 늘었지만, 전체 축제의 61%가 3억 원 이하의 소규모 예산으로 운영되고 공공 주도 비중이 70%에 달하는 영세하고 경직된 구조를 문제로 짚었다.

장 원장은 "많이 개최하는 것보다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축제를 고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최규완 경희대 교수 역시 '지역 고유성'과 '방문객 참여'를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으로 꼽았다.

최 교수는 다른 지역에서 흥행한 김밥, 라면 등의 소재를 무분별하게 답습하는 태도를 지적하며,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자연·음식·특산물을 정체성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관람형 행사가 아니라 방문객이 직접 참여해 스스로 콘텐츠가 되는 경험 상품 형태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5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 '2026 화천 산천어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다. 2026.1.25 © 뉴스1 구윤성 기자

외국인 3000만 시대… "1400개 대신 500개만 제대로 육성하자"
축제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분산을 이끄는 핵심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축제는 지방 공항 활성화와 지방 관광을 연결하는 중요한 유·무형의 자원"이라며 "현재처럼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축제를 무분별하게 양산하기보다 1400여 개 중 500개라도 제대로 육성해 국격에 맞는 관광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수청 원장 또한 "세계적인 축제는 특정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유일무이한 자산이 된다"며 "단순히 해외로 나가 K-팝 공연을 개최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 와야만 진짜를 경험할 수 있는 K-축제'를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를 매년 정례 발표해 축제의 인지도와 소비자 경험 변화를 지속 추적하고 지자체 및 유관기관이 데이터 기반의 축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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