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나올 쇄빙선 추가 발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해 아시아와 유럽, 북미를 잇는 최단거리의 차세대 해상 운송 경로다. 운항 거리가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와 비교해 약 30~40% 가량 줄어들고 운항 시간도 10일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특히 해적 위협이 잦은 말라카 해협이나 중동 분쟁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한 대안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해운사는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첫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북극항로 운항에는 저온을 견디는 내한선, 빙하를 뚫고 이동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하다. 극한 환경에서의 운항 안정성과 고도의 설계·건조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으로 꼽힌다.
국내 조선사들도 쇄빙선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종인 데다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권 지정학적 경쟁 심화로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사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면서 기술력을 앞세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스웨덴 해사청과 3억4890만달러(5148억원) 규모의 쇄빙 전용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이를 계기로 쇄빙 기능이 탑재된 함정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북유럽 지역에서 진행 중인 추가 쇄빙선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해양수산부로부터 약 2774억원의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008년부터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쌓아 현재까지 총 21척의 쇄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건조한 경험도 있다.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현지에서 선박 건조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미국의 쇄빙선 발주시 자국 내 선박 건조 의무에 따른 수혜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상업용 쇄빙선 건조 경험이 풍부하다. 2005년 쇄빙 셔틀탱커 수주를 시작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쇄빙 셔틀탱커 10척과 쇄빙 LNG선 5척 등 총 15척을 건조했다. 다만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진행하던 쇄빙선 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차질을 빚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계약 해지와 선수금 반환 문제를 두고 국제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계약과는 별개로 향후의 추가 계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이 향후 쇄빙선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북극항로 상업 운항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해운사들의 경제성 검토와 구체적인 발주 계획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이 향후 유력한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항로가 확정적으로 나오지 않아 실제 발주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