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탤런트 페어 개막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안은나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정부 부처 간 온도 차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노동시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자 보호와 노사 협의를 강조하며 제도 개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업장관 "화이트칼라 예외 등 검토" vs 노동장관 "정해진 바 없어…소통부터"
김정관 장관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메가특구특별법에 담을 노동시간 특례와 관련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완화), 유연근무시간제도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장근로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 등으로 확대하거나 탄력근로·선택근로제 적용 기간을 늘리는 방안,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앞서 제기해 온 주 52시간제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날 "그렇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 비공개회의에서 주 52시간제를 둘러싼 산업부와 고용부 간 이견이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부처 간에 서로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던 내용과 비슷한 수준의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 장관은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논란과 관련해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생산성도 올릴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하겠다"며 "아직 정부에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노동계와 기업과 충분히 소통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동시간 규제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산업부와 노동자 보호를 전제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고용부의 입장이 맞서면서, 향후 정부가 메가특구특별법 등에 어떤 수준의 노동시간 특례를 담을지 주목된다.
李 대통령 "각료들 다퉈야 국민 안 다퉈"…부처 간 이견 공개 조율 강조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산업부-노동부 수장들의 이견이 부처 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며 부처 간 이견을 공개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정 운영 과정에서 부처 간 '엇박자'나 '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문제를 둘러싼 산업부와 고용부의 이견을 사례로 들며 "갑론을박하고 논쟁해 조정하고 결국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처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산업부·중소벤처기업부와 노동자를 대변하는 고용부가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현장에서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로 거듭 강조했다.
최근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비롯한 정책 현안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데 대해, 이를 정책 조율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 부처 장관은 메가특구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예외 등 노동시간 특례를 담는 문제를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여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등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반면,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반도체 R&D 분야 등에 이미 특별연장근로 제도가 마련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예외 입법은 실태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가특구특별법은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에 규제 특례와 재정·세제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법안으로, 산업부는 연내 국회 제출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특례를 비롯한 노동 규제 완화 여부가 향후 부처 협의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uni121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