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깨진 ‘배터리 동맹’…합작공장 해산·ESS 전환 속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3:17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전기차(EV) 수요 정체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완성차 기업과 국내 배터리 기업이 맺은 합작법인(JV)이 잇따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JV를 설립해 함께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자 합작공장을 하나둘 독립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만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JV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급성장하는 북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대응할 수 있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작공장을 독립 공장으로 전환한 뒤 생산라인을 유연하게 활용해 ESS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구축하고 있는 합작공장 시너지셀즈를 독립 공장으로 전환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GM이 보유한 시너지셀즈 지분 전량(49.99%)을 인수해 삼성SDI가 10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인수 가격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SDI-GM 로고. (사진=삼성SDI)
삼성SDI-GM 로고.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시너지셀즈 공장을 활용해 북미 ESS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둔화하는 대신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해당 공장에 ESS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와의 캐나다 합작공장 넥스트스타 에너지 지분 전량을 인수해 지분 100%의 독립 공장으로 전환했다. 스텔란티스와의 JV 지분을 상징적인 금액인 100달러에 인수하며 단독 법인으로 전환한 것이다.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에서도 ESS 배터리를 생산한다.

GM과의 JV인 얼티엄셀즈 3공장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약 3조원에 인수했다. 3공장과 관련한 자산 일체를 인수해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던 시기에 미국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구축했던 합작공장을 잇따라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SK온도 지난 5월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독립 공장으로 전환했다. SK온이 테네시주 공장을 독자 운영하고, 포드가 블루오벌SK 산하 켄터키주 2개 공장을 소유·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온은 약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부담을 줄이고 북미 배터리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현재 북미에서 미국 완성차 기업과 국내 배터리 기업이 JV 형태로 운영하기로 한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1공장·테네시 2공장,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스타플러스에너지 인디애나주 공장 등으로 줄어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계획을 축소하거나 수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합작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고, 수요가 있는 북미 ESS 시장에 맞춰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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