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3~15일, 20~22일, 29~31일 세 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 여파로 7월 누적 생산 차질은 4만2000대, 피해 규모는 약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고, 이달 파업분까지 더하면 누적 피해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쟁의대책위 속보를 통해 “지금 이대로 단체교섭이 마무리된다면 결과적으로 노동자가 손실을 떠안는 것”이라며 “공정한 이익분배와 요구안 타결 없이 교섭 마무리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담화문에서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파업의 힘에 떠밀려 수용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앞으로의 교섭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 9600원 정액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를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산별 조직인 금속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도 이날 ‘파업 지침 2호’를 통해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투쟁 전선을 넓혔다. 지침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사·현대차그룹 계열사 등 원청교섭이 성사되지 않은 단위조직은 오는 20일 4시간 이상, 완성차 단위조직은 21일 6시간 이상 파업을 전개하며, 21일에는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 앞 상경 투쟁 집회도 예정돼 있다. 19일부터 21일까지는 각급 단체교섭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기아는 파업을 실행하는 대신 교섭 창구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모습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30일 1차 쟁의대책위원회를 10시간 가까이 진행한 끝에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를 일단 보류하고,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 집중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광주공장 연구동에서 노사 교섭위원 각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교섭 7차를 열고 단체협약 36개 조항을 잠정 추인했다. 노조 측은 “연초부터 주장해온 내용과 대의원대회 요구안을 회사도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본급·성과금·별도요구안·단체협약을 명확히 일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고, 사측은 “휴가 기간을 포함해 교섭 내용을 고민해왔다”며 “향후 교섭에서 일괄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차기 교섭은 13일 오후 2시 소하리공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정액 인상과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1인당 자사주 246주(약 4000만원 상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사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해왔지만, 올해는 노조가 쟁의권까지 확보하며 예년과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매년 쟁의 절차를 밟으면서도 막판 타결로 이어져 온 전례에 비춰, 올해도 파업 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현대차·기아 노사 모두에게 8월은 임단협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파업 수위 확대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기아는 대화를 이어가는 상반된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 추석 전 타결 여부가 하반기 생산 계획과 실적에 직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