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화를 중심으로 국내 방산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경쟁사 기회 제한 등 독점적 지위에 대한 우려가 상당해 이를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8일부터 한달여 간 KAI의 지분 3.45%를 장내 추가 매입했다. 이를 통해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가 됐다. 당초 계획은 연말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5개월여 앞당겼다. 이로써 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KAI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화는 KAI 사업 협력을 통해 우주·항공·방산 분야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구축에 적극나설 계획이다. 한화는 항공엔진,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 지상·해양방산 등에서의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전투기, 헬기, 무인기 등 체계종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 만약 양사가 결합해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경우 기체 단독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엔진·항전·무장·MRO를 통합한 ‘패키지형 수출’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방산 독점에 따른 시장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KAI 노조도 양측 간 이해상충 문제와 업권 내 경쟁 제한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한화의 KAI 경영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컨대 이미 한화 계열사들이 KAI에 항공기 엔진이나 전자장비 등 주요 제품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경쟁 부품업체들의 사업 기회가 줄어들고, 한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장을 독식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글로벌 방산시장에서는 대형·통합화가 보편적인 추세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미국의 항공·방산 산업은 1980년부터 2015년 사이 약 85개 기업에서 보잉·록히드 마틴·노스롭 그루먼·레이시온·제너럴 다이나믹스의 단 5개 메이저 플레이어로 압축됐다. 유럽에서는 에어버스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 독일 DASA, 스페인 CASA가 국경을 넘어 통합했으며, 지난해 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 3사는 우주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 위성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 분야 해외 경쟁사들도 국내 경쟁이란 개념을 버리고 글로벌 생존을 위해 덩치를 키우는 상황”이라며 “이번 기업결합심사 결정 이후 한화의 KAI 인수 전략과 방향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