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발표 뒤…압구정현대 동일 면적 호가 119억원→92억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4:33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정부가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종전보다 낮은 호가로 매물이 등록된 사례를 공개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서울 아파트시장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등록 매물을 토대로 공개한 ‘주요 단지 최근 매물 호가 하락 사례’엔 서울 강남·서초·송파·성동구 주요 아파트 사례 25건이 담겼다.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로 등록된 동일 면적대 매물의 호가를 비교한 자료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거주용 1주택자는 보호하는 대신 초고가·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은 강화하기로 했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기본공제를 축소하고, 3주택 이상 보유자 등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2027년 70%, 2028년 8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전 최고 거래가나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매매 및 전, 월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전 최고 거래가나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매매 및 전, 월세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호가 차이가 가장 큰 사례는 압구정 현대1·2차였다. 전용면적 198㎡ 3층 매물이 지난달 13일 119억원에 등록됐지만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인 이달 8일엔 같은 면적의 2층 매물이 92억원에 나왔다. 앞서 등록된 매물보다 27억원(22.7%) 낮은 가격이다.

서초구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114㎡ 저층 매물도 지난달 20일 58억원에서 이달 11일 44억 8000만원으로 13억 2000만원 낮아졌다. 서초푸르지오써밋 전용 84㎡ 중층 매물은 45억원에서 36억원으로 9억원,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저층 매물은 63억원에서 56억원으로 7억원 낮은 가격에 등록됐다. 압구정 한양2차 전용 147㎡ 저층 매물 역시 75억원에서 68억원으로 7억원 내려갔다.

이 밖에 개포주공7단지 전용 83㎡ 매물은 37억원에서 33억원으로 4억원,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36억원에서 32억 3000만원으로 3억7000만원 낮아졌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전용 84㎡ 매물도 각각 종전보다 3억원 낮은 30억원과 20억원에 등록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도 최근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1% 올라 직전 주 상승률(0.26%)보다 오름 폭이 0.05%포인트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04%, 0.02% 떨어지며 16주와 1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이 단기적인 부동산시장 안정책은 아니라며 선을 그어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세제개편안 발표 직전인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재경부가 발표 전후의 호가 하락 사례를 별도로 공개한 것은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과열됐던 매수심리가 일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번 자료만으로 세제개편안의 시장 안정 효과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거래가격이 아닌 온라인 등록 호가를 비교한 데다 일부 비교 대상은 층이 다르고, 동일 매물의 가격 조정인지도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호가 변화가 실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거래량과 실거래가격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주요 단지 최근 매물 호가 하락 사례 (표=재정경제부)
주요 단지 최근 매물 호가 하락 사례 (표=재정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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