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둔화에 환율 숨통…한은 8월 '백투백' 셈법 복잡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3일, 오후 05:42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미국 물가가 예상대로 둔화하면서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하고 달러·원 환율의 상승 압력도 완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성장세가 견조하고 근원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추석 명절과 고유가의 물가 파급 효과까지 우려된다는 점에서 한은의 7월에 이은 8월 '백투백(연속)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물가 예상 부합…27일 금통위 판단 '숨통'
13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라 6월(3.5%)보다 상승률이 0.1%포인트(p) 낮아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5%로 전월(2.6%)보다 둔화했으며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0.1%, 0.2%로 예상과 같았다.

고유가로 우려됐던 물가 지표가 기대치에 부합하자, 시장의 9월 연준 인상 기대는 약해졌다. 금리 선물 시장이 반영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상 확률은 기존 50% 수준에서 약 38%로 하락했다.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는 여유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상단 기준 1%p(한국 2.75%, 미국 3.5~3.75%)에 달하는 가운데, 금리차 확대 우려를 덜면서 환율 등 대외 변수보다 물가·성장·금융 안정 등 국내 여건에 무게를 둘 여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환율 부담 덜었지만…한은 "추가 인상 가능성 높다"
일각에서는 대외 변수에 대한 부담감은 최근 낮아졌어도 한은 내부의 추가 인상 신호는 뚜렷하다는 지적도 맞선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과 물가 경로 전망을 보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 대해서도 유 부총재는 "환율이 조금 내려갔지만 1400원대로 굉장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에도 매우 강한 상방 요인"이라면서 "금통위 판단에 여유를 준 것은 맞으나 그렇게 충분한 여유를 주느냐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이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재 환율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측면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8.11 © 뉴스1

한은이 이처럼 시장 내 추가 인상 기대를 유지시키려는 배경에는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3.2%)보다 둔화했으나 근원물가는 2.6%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이에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뒤에도 수요 측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심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8월 동결 전망 일단 우세…새 경제 전망 '분수령'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우려 완화와 환율 하향 안정세를 근거로 한은의 백투백 인상 가능성을 기존보다 낮춰 잡았다.

하지만 향후 국내 성장·물가 예상 경로를 보면 '깜짝 인상'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동결을 예상한다"며 "한은이 지난달 인상을 선제적 인상으로 평가한다면 이달 연속 인상 가능성은 작지만, 향후 단행할 인상을 선제 대응으로 판단한다면 8월 인상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이달 금통위는 금리차·환율 등 대외 변수보다 한은의 수정 경제 전망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 경로가 기존보다 높아지고, 고유가의 2차 파급이나 금융 불균형 확대 우려가 확인된다면 추가 긴축을 통한 선제 대응을 위해 8월 연속 인상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환율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국내 물가의 정점을 확인한다면 금통위는 한 차례 숨을 고른 뒤 추가 인상 시점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커진다.

임 연구원은 "8월 물가 고점 이후 9월 추석 연휴, 전쟁 6개월이 지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유가의 2차 파급효과는 (물가 상방 압력으로)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작지만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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