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재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 가상자산시장감시팀 팀장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매뉴얼 개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이번 개정의 핵심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심사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기존에는 대표자와 임원을 중심으로 법률 위반 이력 등을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대주주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한다. 재무상태와 조직·인력, 전산설비 등 법령준수체계도 단순 서류 확인을 넘어 실질적인 심사를 받게 된다.
새롭게 심사 대상에 포함되는 대주주는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다. 최대주주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를 말한다. 주요주주는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거나 대표이사·이사 과반 선임 등을 통해 사실상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다.
신고 이후 대주주나 내부 체계가 바뀔 때 거쳐야 하는 절차도 까다로워진다. 대주주와 법령준수체계 관련 변경신고는 기존 ‘변경 후 14일 이내’ 사후신고에서 ‘변경 30일 전’ 사전신고로 전환된다. 지금까지는 변경사항을 먼저 시행한 뒤 신고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변경 전에 신고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나 내부 체계 변경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규제 절차가 늘어나는 셈이다.
심사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법령준수체계 관련 사항을 제출서류를 통해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요건을 갖추고 제대로 운영하는지까지 살펴본다. 개정법 시행으로 법령준수체계가 신고 불수리 사유와 연계되는 만큼 필요할 경우 현장점검을 통해 실제 운영 상황도 확인할 방침이다.
사업자의 재무건전성과 조직·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기준도 마련됐다. 가상자산사업자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고 최근 3년간 채무불이행 이력이 없어야 한다.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는 이용자 예치금 등을 부채 총액에서 제외해 계산한다. 조직·인력 기준도 구체화됐다. 자금세탁방지(AML) 업무 종사 인력을 원칙적으로 4명 이상 확보해야 하며, 관련 전문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증을 보유한 준법감시인을 둬야 한다. 다만 사업 형태와 조직 규모, 인력 운용 여건 등을 고려해 일부 겸직은 허용된다.
이처럼 심사 범위와 방식이 확대되면서 업계에서는 특히 사전신고 전환이 지배구조나 인사 관련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주주·임원 변경은 이사회나 주주총회 의결과 맞물려 추진되는 만큼 변경 전에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할 경우 당국의 심사 일정까지 경영 일정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가상자산사업자는 “기존에는 변경 이후 신고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대주주나 임원 변경 과정에서 당국의 심사 일정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신규 임원 선임이나 지배구조 개편처럼 적시에 결정해야 하는 사안은 심사 과정에서 경영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예측 가능한 제도 운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규제의 틀을 명확히 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신고제가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위험기반접근에 따른 비례성과 명확성, 예측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