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총량 풀면서 '고위험 주담대'는 조인다…'고가주택' 기준 촉각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4일, 오전 05:0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9 © 뉴스1 박세연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불거진 '선착순 잔금대출 대란'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오픈런'을 해소하기 위해 대출 공급 여력을 30조원 늘리면서도, 고위험 주담대에 대해서는 한층 강한 자본규제를 예고했다.

고액·고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주담대와 고가주택·고LTV(주택담보인정비율) 주담대에 지금보다 높은 위험가중치(RW)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신규 대출뿐 아니라 기존 대출 잔액에도 적용할 예정이어서 은행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위험 주담대가 많은 은행일수록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고가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은행별 영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주담대 자본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재 고위험 주담대를 2개 유형으로 구분해 RW를 적용하고 있다. 만기일시상환·거치식분할상환 또는 3건 이상 주담대 또는 LTV 60%를 초과하는 경우 평균 RW의 약 2배를 적용하고 있고, 만기 또는 거치기간 연장 시 원금상환비율이 10% 미만인 경우 평균 RW의 2.5배를 적용 중이다.

당국은 여기에 △고액·고DSR 주담대 △고가주택·고LTV 주담대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주담대에 대해선 평균 RW의 2~4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신설되는 고위험 주담대 RW는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 잔액에도 부과할 예정이다. 과거 이미 취급된 '고액·고DSR 주담대', '고가주택·고LTV 주담대' 또한 규제 강화 사정권에 들어오는 것이다.

은행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RW를 상향 적용하면 은행권 자본건전성 핵심 지표인 CET1 비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ET1 비율이 낮아지면 자기자본을 추가로 쌓거나, 대출을 줄여야 한다.

고 LTV·DSR 취급 실적이 많은 은행이라면 RWA 증가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이 커진다. 정부 핵심 정책인 '생산적금융' 확대에도 일부 제동이 걸릴 여지도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고 LTV·DSR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평균 주담대 보다 어느 정도 높은지, 평균 DSR보다 어느 정도 높은지 등을 두루 살핀 후 평균을 상회하는 특정 기준점을 고민해 볼 방침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평균 주담대, 평균 DSR보다 어느 정도 높은지 등을 대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기본적으로 고저가 있고 평균을 상회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고LTV, 고DSR, 고액 주담대의 경우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LTV, DSR 등 규제가 이미 있었기에 보수적인 은행권 영업 기조상 무리한 대출이 대규모로 나갔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금융당국이 올해 초 이미 주담대 RWA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주담대 평균 건당 취급 금액이 약 4억 원 중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거부터 규제가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이 주목하는 지점은 '고가주택' 기준이다.

당장 기준점으로 거론되는 건 현재 대출 한도 차등화 기준인 '주택가 15억 원, 25억 원'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15억 원 이하 주택은 현행대로 6억 원을 유지하되, 15억 원~25억 원 이하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한도를 차등화한 바 있다.

15억 원, 25억 원으로 기준점이 정해질 경우 서울 아파트 절반 이상(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5억 9490만 원)이 새로운 규제 대상에 오르게 된다. 강남 등 핵심 지역 아파트는 대부분 규제 대상이다.

이 기준이 적용될 경우 은행권은 앞으로 핵심 지역 주담대 취급을 꺼리게 되는 한편 지방 우량 아파트 위주로 대출을 취급할 가능성이 커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가주택 기준이 5~10억 원 수준으로 낮게 설정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자본 비율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고가주택 주담대의 차주별 RW가 상향될 경우 해당 대출의 자본 부담과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만큼 향후 고가 주택 주담대는 우량 차주 중심으로 선별 취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은행권 협의와 자본비율 영향 분석 등을 거쳐 세부 기준을 오는 4분기 중 확정할 방침이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부터이나 시범 운영 기간 6개월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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