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호남 반도체 용수, 장흥·보성강댐 빼고 '하수재이용수' 20만톤 쓴다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4일, 오전 06:00

정부는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의 모습.© 뉴스1 김태성 기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원에서 장흥댐과 보성강댐이 제외됐다. 기업과 정부가 협의해 이 대신 하루 20만 톤 규모의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용수 공급에 동원되는 댐이 기존 5곳에서 3곳으로 줄어 관로 건설 등 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동복댐·주암댐·나주댐과 하수재이용수를 통해 하루 65만 톤의 용수 공급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수재이용수는 반도체 공장의 냉각 등 일반 용도로 활용하고, 웨이퍼 세정 등에 필요한 초순수는 기존처럼 댐·하천수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하수재이용수는 강수량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가뭄 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용수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가뭄 등에 대비한 추가 수원 확보는 과제로 남는다.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 반도체 용수 공급 사업을 2단계로 나눠 추진해 2030년까지 하루 65만 톤의 용수 공급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는 동복댐과 주암댐을 활용해 하루 35만 톤을 공급하고, 2단계에서는 나주댐과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해 하루 30만 톤을 추가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동복댐에서 하루 30만 톤, 나주댐에서 10만 톤, 주암댐에서 5만 톤을 공급하고 하수재이용수 20만 톤을 활용한다.

기업과 협의해 하수재이용수 20만 톤 확정…장흥·보성강댐 제외
지난 6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메가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흥댐과 보성강댐도 용수 공급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기업과의 협의를 거쳐 두 댐을 공급원에서 제외했다.

당초 공급 방안에서는 장흥댐과 보성강댐이 각각 하루 10만 톤씩, 총 20만 톤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두 댐이 빠지면서 발생한 20만 톤의 공급 공백은 광주제1하수처리장의 하수재이용수로 충당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계획 변경에 대해 "6월 용수 공급 방안을 발표할 당시에는 수요 기업과 하수재이용수 활용 규모를 협의 중이어서 임의로 규모를 정하기 어려웠다"며 "이후 기업들이 하루 20만 톤을 공급받아 냉각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하수재이용수는 가정·상업시설·공장 등에서 발생한 하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한 뒤 용도에 맞게 추가 정화해 재이용하는 물이다.

기후부는 광주제1하수처리장에 하루 약 30만 톤 규모의 산업용수 생산 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향후 공급될 하수재이용수는 정밀한 반도체 공정보다는 주로 시설 냉각과 운영 등 일반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인텔도 일부 생산 기지에서 도시 공공하수처리장 처리수를 다시 공급받아 냉각탑, 반도체 스크러버(유독 물질 정화 공정) 등에 사용하고 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용수 수송 인프라 부담 감소…극한 가뭄 대비는 과제
장흥댐과 보성강댐이 공급원에서 빠지고 광주제1하수처리장의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하면서 용수 수송을 위한 관로 건설과 관로 경로의 토지 협상 등 인프라 구축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장흥댐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서 약 30㎞, 보성강댐은 약 40㎞ 떨어져 있지만 광주제1하수처리장은 약 3㎞ 거리에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관로 설치 거리가 길면 사업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었다"며 "특히 보성강댐은 현재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일부 발전 손실을 감수하고 용수 판매 대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으로 공급하려 했는데, 그런 부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수재이용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고, 가뭄이 발생해도 생활용수는 지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도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가뭄에도 생산 차질 없이 용수를 확보하려면 하수재이용수 공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댐·하천수 등 기존 수원과 재이용수를 연계하고 비상 공급 여력을 확보하는 것은 별도 과제다.

김성환 장관은 10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여의도'에 출연해 "댐에서 나오는 물은 주로 반도체 웨이퍼를 깨끗하게 하는 '초순수'용으로 사용하고, 반도체 공장 냉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용도로 필요한 물은 하수재이용수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처리수 기반 재이용수를 반도체 핵심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 생산 원료로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 반도체용 초순수는 주로 하천수·댐 용수·지하수 등 담수를 원료로 생산한다.

재이용수에 잔존하는 요소 등 저분자 유기오염물질은 기존 역삼투압(RO) 등 통상 공정만으로 초순수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낮추기 어렵다. 반도체용 초순수는 총유기탄소(TOC)를 1ppb 수준 이하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자외선 산화·고도산화 등 추가 정밀처리와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기후부 관계자는 "장래 수요나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용수 공급원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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