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대신 원리금"…'4억 이하 비아파트' 청년 주거 징검다리 될까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4일, 오전 06:00

이억만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금융당국이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놓았다. 월세 수준의 원리금 부담으로 자가를 마련한 뒤 향후 아파트 등 더 나은 주거로 이동하는 '주거 사다리'를 놓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원 대상을 4억원 이하 비아파트로 한정하면서 환금성이 낮은 빌라·오피스텔이 과연 청년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청년의 주거 형태를 자가·반전세·전세로 나눠 맞춤형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상품은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월세 대신 원리금 낸다…4억 이하 비아파트 '징검다리'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연 3조 원 규모로 2년간 한시 공급된다. 대상은 생애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청년으로, 4억 원 이하 비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우선 적용된다. LTV는 최대 80%까지 허용하고 소득요건은 7000만 원 이하로 정했다. 신혼부부는 부부 중 1인의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상품 이용 시에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LTV 우대 혜택도 유지한다. 수도권·규제 지역은 70%, 그 외 지역은 80%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30년 만기로 대출받고 금리 3%를 적용할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 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인 약 8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청년들이 더 큰 집으로 가는 데 발판을 삼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청년들의 징검다리 개념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청년이 처음부터 고가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운 만큼 감당 가능한 수준의 주택을 먼저 마련해 자가 거주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비아파트 우선 지원이 아파트를 영구적으로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시장 반응과 재정 여건을 지켜본 뒤 아파트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빌라·오피스텔은 팔기 어렵다"…청년층 반응은 엇갈려
문제는 비아파트의 수익성과 환금성(유동성)이다. 정책 발표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출 금리가 낮더라도 나중에 집을 팔 때 손실을 보면 의미가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아파트는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에도 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이고 매도할 때 시세보다 가격을 낮춰야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파트를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해 "청년은 결국 빌라나 오피스텔을 사라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신 처장은 수익성 부분에 대해 "주택 가격이 하향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는 비아파트 비선호가 흐름이지만, 시장 신뢰를 얻는다면 비아파트에 대한 가격 전당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의 모습. 2026.8.13 © 뉴스1 김성진 기자

금융권에서도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파트가 주거사다리 측면에서 사실 자산 증식에 조금 더 적합한 부동산 상품인데 그것을 제한하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보여주기식 정책밖에 안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출 지원 대상을 넓힐 경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비아파트 중심 설계에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약 관련 불확실성도 변수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청년이 비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향후 청약에서 무주택 기간 산정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순히 대출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를 완화하고 대출을 주더라도 수요자가 있어야 한다"며 "수요 없는 공급은 과잉"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위는 "LTV 외 취득세 등 분야에서 생애최초 자격 유지를 위해 관계 부처와 추가 협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했다.

청년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0대에 취업 후 곧바로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월세나 전세 대신 소형 주택을 선택해 자가에 거주하려는 청년에게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기회라도 생기고 고민이라도 해보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는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 장관, 이억만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 뉴스1 김명섭 기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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