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과 무기한선물 수요 증가율 추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실현가격 중간값(Median Realized Price)인 6만3000달러와 단기 보유자 매입단가(Short-Term Holder Cost Basis)인 6만8700달러 사이에 3개월 가까이 갇혀 있다. 6만3000달러는 한 달 넘게 가격이 위에서 내려올 때마다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반면 6만8700달러는 최근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가격으로, 이들은 현재 평가손실 상태에 있다.
글래스노드는 “매도자들은 지친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가격 회복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물 수요는 여전히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서로 수렴하는 매입단가 사이에서 압축되고 있으며 거래는 2019년 이후 가장 조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글래스노드의 프레데릭 타이센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여건과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 사이의 괴리에 주목했다. 미국의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5%를 기록했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통화정책까지 동결돼 있는 상황은 시장 입장에서 이보다 더 우호적이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그럼에도 비트코인이 이를 상승 동력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수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도자 소진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번 사이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2013년 이후로도 가장 낮은 수준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이익 또는 손실 상태에서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사용된 산출물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손익분기점 수준을 아홉 차례 시험했지만 매번 이를 확실하게 돌파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매도세가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가 새로운 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은 7월 말 소폭 순유입으로 돌아섰지만 이전의 주요 매집 국면과 비교하면 규모가 미미하다. 반면 거래소로 유입되는 비트코인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매도 가능한 물량은 증가하는 반면 이를 받아낼 기관투자가 수요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내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역시 정체돼 있어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비트코인 매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물시장 참여가 크게 줄어든 것과 달리 파생상품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투자자들은 3월 중순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넷 롱)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해당 플랫폼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기록이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I)도 증가해 하루 전체 선물 거래량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9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레버리지가 쌓이는 동안 시장을 떠받치는 기반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6만3000달러 아래에 대기 중인 매수 주문은 7월 이후 약 3분의 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현재 박스권을 아래로 이탈해 6월 저점인 5만8500달러 부근으로 향할 경우 하락을 저지할 매수세가 6주 전보다 훨씬 부족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5만8500달러를 확실하게 밑돌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한 롱 포지션의 연쇄 청산이 발생하면서 가격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6만8700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한다면 최근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다시 수익 구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 경우 위쪽에 쌓여 있는 매도 물량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매수 수요가 시장에 돌아왔다는 첫 신호가 될 수 있다.
결국 현재 시장의 버팀목은 레버리지가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가 아니라 새로운 현물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글래스노드 측의 분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거래소 자금 흐름과 ETF 자금 유입, 6만3000~6만8700달러 구간에서의 가격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현물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거래량이 증가한다면 가격 회복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수요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5만8500달러에 대한 하방 압력이 이어진다면 추가 하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