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비교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관계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 폐지된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액티브 ETF 4종에 이어 두 달 사이 5개 상품이 같은 사유로 퇴출 수순을 밟으면서 액티브 ETF의 운용 자율성과 상품 정체성 보호 사이의 적정선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는 오는 19일 상장 폐지된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매매가 정지되며 해지 상환금은 21일 지급될 예정이다.
다만 상장 폐지된다고 해서 투자 자산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유 자산은 상장폐지 시점의 순자산가치(NAV)를 기준으로 현금화돼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액티브 ETF는 비교 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패시브 ETF에는 이보다 높은 0.9 이상의 기준이 적용된다.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미국 고배당·배당성장주 투자를 기본 축으로 삼고 시장 주도주를 탄력적으로 편입해 비교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액티브 운용 기조를 유지했던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14일 기준 해당 ETF의 과거 1년 수익률은 36.06%,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은 37.20%를 기록했다. 비교 지수인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지수 원화환산지수'보다 각각 9.42%포인트(p), 9.68%p 높았다.
그러나 초과 성과를 겨냥해 편입한 일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지난 5월 단기간 급등하면서 배당주 중심 비교 지수와의 일별 움직임도 벌어졌다. 초과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취한 AI 종목 포지션이 비교 지수와의 수익률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상관계수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타임폴리오운용은 초과 수익 포지션을 축소하고 지수 복제율을 높였지만 상관계수 0.7 미만 상태가 3개월간 이어지면서 상장폐지를 피하지 못했다. 비교 지수의 일평균 변동 폭이 작아 과거 저상관 구간의 영향이 3개월 안에 충분히 희석되기 어려웠다는 게 운용사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TDF2030액티브 적격', 'ACE TDF2050액티브 적격',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등 4종도 같은 이유로 상장 폐지됐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비교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의 비중이 늘었고 이후 비교 지수 중심으로 되돌렸지만 기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 뉴스1 장수영 기자
다만 초과수익과 상관계수 미달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상관계수는 ETF가 비교 지수보다 얼마나 높은 수익을 냈는지가 아니라 두 상품의 일별 수익률이 얼마나 유사하게 움직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비교 지수 구성 종목을 중심으로 담되 편입 비중을 달리하면 수익률 격차가 커져도 상관계수는 높게 유지될 수 있다. 반면 비교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이나 성격이 다른 자산의 비중을 늘려 일별 움직임이 달라지면 상관계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상관계수 요건은 액티브 ETF가 투자자에게 처음 제시한 비교 지수와 지나치게 다른 방향으로 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투자자 보호 장치다. 비교 지수 구성 종목의 비중을 조절해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는 있지만 당초 제시한 투자 영역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면 투자자가 예상한 상품의 성격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저변동성 지수를 비교 지수로 삼은 상품의 경우 일부 종목의 변동만으로 상관계수가 낮아질 수 있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더라도 과거 수치의 영향이 남아 단기간에 기준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은 상관계수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추진해 왔지만 관련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당국의 업무가 후속 대책 마련에 집중되면서 ETF 규제 완화 논의가 뒷순위로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운용업계에서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상장폐지 요건을 현행 '상관계수 3개월 연속 미달'에서 '6개월 연속 미달'로 완화하는 방안이라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취지는 필요하지만 운용전략을 수정한 뒤에도 과거 수치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기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완전 액티브 ETF가 도입되기 전까지라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상관계수를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