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정문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집회에서 조합원들이 2026년 임금협상에 따른 성과급 격차를 규탄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005930) 완제품(DX)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21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노조는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을 보상안으로 요구하는데이를 두고 성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이미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타결된 상황에서 뒤늦게 추가 보상을 요구하면서 '뒷북' 논란도 일고 있다.
'적자 우려'에도 보상, 3445억 자사주 지급 완료…집회 설득력 ↓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3시 30분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동행노조는 현재 가입자 수가 3만여 명이다.
올해 임단협 이전인 4월까지만 해도 동행노조 가입자 수는 2000명대에 불과했는데 임단협 직후 반도체(DS)부문 성과급에 불만을 가진 DX부문 직원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가입자 수가 훌쩍 뛰었다. 현재 전삼노(2만 4000여 명)를 제치고 2대 노조로 올라선 상태다.
동행노조는 2026년 임금협상을 전면 백지화하고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의 보상안을 마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규모는 11조 원을 웃돈다. DX부문 임직원은 4만 9345명에 달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5월 임단협에서 DX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1인당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에 최종 타결했다. 이에 지난달 8일 직원 4만 9345명에 자사주 총 108만 3434주 보상을 단행한 바 있다. 7월 6일 종가(31만8000원) 기준으로 이는 약 3445억 원 규모다. DX부문이 요구하는 11조 원 규모와 격차가 크다.
DX부문의 요구에 대해 업계에선회사 재무 부담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기존 보상 체계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기조하에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DX부문은 올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 2분기 DX부문 매출은 48조 원이지만 영업손실 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삼성전자 DX부문 수익성은 수년간 둔화세다. 최근 3년간 DX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14조 2600억 원 △2024년 12조 3000억 원 △2025년 12조 7000억 원 △2026년 상반기 3000억 원이다.
부품 가격 급등과 수요 둔화, 물류비·환율 압박으로 올해 연간 적자 전환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 같은 적자 우려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공통재원 요구의 취지를 반영해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자사주 지급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협약에 따라 성과급 외에도 임금 6.2% 인상(기준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 사내 주택대부 신설, 자녀출산경조금 상향(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이상 500만 원), 샐러리캡 상향 등을 전사 공통으로 시행 중이다.
DX부문이 연간 적자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회사가 상생협력 차원의 실질 보상을 이행한 만큼 이들의 요구가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20 © 뉴스1 김영운 기자
이행까지 끝난 협약…"추가 협상 요구는 부당"
이미 임단협이 끝나고 체결·이행된 협약에 대해 추가 협상 요구를 앞세워 집회를 여는 것이 일종의 '떼쓰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협약이 체결·가결되고 자사주 지급 등 이행까지 완료된 상황에서 별도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단체교섭 질서에 비춰 부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이행이 끝난 협약을 사후에 번복하는 관행이 자리 잡으면 어떤 노사 합의도 최종적 효력을 갖기 어려워져 노사 모두에게 손해라는 반응도 많다.
일각에선 동행노조가 교섭 과정에서 요구안을 관철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뒤 협약 이행까지 마무리된 시점에 조 단위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절차와 신의성실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인다.
동행노조는 지난해 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약 5개월간 교섭에 참여했지만 사후조정을 앞둔 5월 4일 참여 종료를 통보하며 교섭단에서 이탈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확정된 노사 합의를 뒤집으려는 요구가 반복될 경우 노사관계 전반의 신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보상 논의는 실력 행사가 아니라 2027년 교섭과 소통 채널을 통해 이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꼬집었다.
jinny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