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가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판매 중인 '구리바'와 '실버바'
기업간거래(B2B)를 영위하는 일부 기업들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최근 '굿즈(goods·상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B2B 기업은 전통적으로 소비자가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 완제품이 아닌,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 장비 등을 기업에 판매하다 보니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다. 이에 일부 B2B 기업들은 자사의 생산품을 활용한 생필품부터 귀중품까지 다양한 굿즈를 생산·판매,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전략(D2C·Direct to Consumer)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고 인지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 산하에서 그룹의 통합 구매·유통을 담당하는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는 지난 5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LS 구리바'와 'LS 실버바' 등을 판매 중이다.
구리는 전선·전력·소재 기반 산업에 기반을 둔 LS그룹의 핵심 소재다. LS MnM이 제련한 구리를 기반으로 LS전선과 가온전선은 케이블과 전선을 생산한다. LS일렉트릭은 변압기와 배전기기 등 전력 인프라 사업을 맡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초고압 전력망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구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LS는 구리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은과 동을 코인과 바(bar) 형태로 가공해 상품으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에게 LS의 제련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리 제련 과정에서 생산되는 은과 동을 산업재가 아닌 선물용 혹은 소장용 상품으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리 코인을 구입한 익명의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저가형 제품이 많아 망설였는데 믿을 수 있는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라 고민 없이 구매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마감 퀄리티가 훌륭하고 표면에 미세한 흠집 하나 없이 깔끔하게 처리됐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굿즈스토어
반도체 후공정 장비 업체인 한미반도체 역시 올 초 네이버스토어에 공식 굿즈스토어를 열었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의 핵심 장비인 열압착(TC) 본더를 개발, AI 메모리 초호황 속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한미반도체는 영국 팝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와 협업한 의류를 비롯해 문구류, 장난감, 화장품 급기야 도자기 화병까지 11종을 판매 중이다. 한미반도체는 "다양한 브랜드 정체성 기반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제고하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사업 취지를 밝혔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필립 콜버트의 대표 페르소나 캐릭터인 '랍스터맨'이 그려진 '플라스틱 백(bag·가방)'이다. 단돈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로 특히 주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백을 구입한 한 주주는 "캐릭터가 너무도 사랑스럽다"며 "내 노후는 한미반도체가 책임지자"는 바람을 드러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HBM 칩의 네모난 모양을 살린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 과자를 출시해 완판을 거둔 바 있다.
해외에서는 B2B 기업의 굿즈 사업이 보다 활발하다. 대만 TSMC는 2022년 창립 35주년을 맞이해 스타벅스와 함께 반도체 회로가 구현된 머그잔 등 굿즈를 선보였다. 네덜란드 ASML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트윈스캔 EXE:5000' 레고를 출시한 바 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2030 젊은 층들에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B2B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젊은 층을 겨냥한 굿즈 사업은 미래 잠재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홍보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굿즈는 직원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애사심을 갖게 하는 좋은 수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