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윤일지 기자
전체 소비자물가가 최근 2년 새 5%가량 오르는 동안 여름휴가에 직접 쓰이는 숙박·여행 비용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도이용료는 23.5%, 국제항공료는 20.4%, 해외단체여행비는 17.2%, 호텔숙박료는 15.8%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휴가철 수요가 집중되는 숙박과 항공, 여행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계의 휴가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항공 운임을 비롯한 여행 관련 비용의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휴가 계획에도 비용 부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지출 여력에 따라 선택하는 휴가 방식에도 차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내·비숙박 여행과 해외여행 등 고비용 휴가 사이에서 휴가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전체 물가 4.9% 오를 때 콘도 23.5%·항공 20.4% 뛰어
1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7월 114.13이었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7월 119.77로 올라 최근 2년 새 4.9%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숙박·여행 관련 품목 가격은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뛰었다.
콘도이용료는 2024년 7월과 비교해 올해 7월 약 23.5% 상승해 주요 휴가 관련 품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항공료는 같은 기간 20.4%, 해외단체여행비는 17.2%, 호텔숙박료는 약 15.8% 각각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콘도이용료 상승률은 약 4.7배, 국제항공료는 4.1배에 달한다. 해외단체여행비와 호텔숙박료 역시 각각 전체 물가 상승률의 약 3.5배, 3.2배 수준이다.
물가 상승세 자체는 연평균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숙박·여행 서비스 가격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가 체감하는 휴가비 부담은 추세적으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인천공항에 계류해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와 대한한공 모습. © 뉴스1 김명섭 기자
콘도 오름세 지속…항공·해외여행비는 올해 급등
품목별 상승 흐름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콘도이용료는 지난해 7월 전년 동월보다 14.9% 오른 데 이어 올해 7월에도 7.5%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국제항공료와 해외단체여행비는 지난해 가격이 다소 내렸지만 올해 들어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국제항공료는 지난해 7월 전년 동월보다 1.1% 하락했지만 올해 7월에는 21.7% 급등했다. 해외단체여행비 역시 지난해 2.3% 내렸다가 올해는 20.0% 상승했다.
호텔숙박료도 지난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1.2% 오르는 데 그쳤지만 올해 7월에는 14.4% 상승하면서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항공 운임을 비롯한 여행 관련 비용의 상승 압력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5.5%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12.6%, 경유가 21.5%, 등유가 20.5% 올랐다.
오락·문화 물가 5.5%↑…7월 기준 역대 최대폭
여행·숙박 이외의 오락·문화 관련 물가도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오락 및 문화'는 전년 동월보다 5.5% 상승했다.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7월 기준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종전 최고치는 1993년 7월의 4.7%였다.
반면 '음식 및 숙박' 물가는 같은 기간 2.8% 올라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분류 전체로는 상승 폭이 크지 않았지만 실제 휴가철에 수요가 몰리는 호텔·콘도 등 일부 세부 품목에서는 두 자릿수 상승률이 나타난 것이다.
여행 서비스 가격 상승은 근원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설명하면서 "7~8월 여행 서비스 가격 상승까지 겹쳐 근원물가는 당분간 2.6% 안팎의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최근 휴가비 상승이 여행 소비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숙박비와 항공료 부담이 커지면서 예산에 맞춰 여행 기간이나 숙박시설을 조정하거나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가계에서는 해외여행 등 고비용 휴가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지출 여력에 따른 휴가 방식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뉴스1 황기선 기자
seohyun.sh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