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술 '생맥' 값 오르나…세제혜택 종료에 주류업계 '촉각'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6일, 오전 07:30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열린 '2018 을지로 노맥(노가리와 맥주) 축제'에서 시민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2018.6.22 © 뉴스1 박지수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생맥주에 붙는 주세를 일반 맥주 수준으로 올리기로 하면서 외식 물가와 소상공인 경영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년부터 7년가량 유지된 생맥주 세제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주류업계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소비 위축과 원가 부담 가중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특히 세금 부담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소비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개편안 국회 통과 시 감면 종료…500㏄당 세금 130원 추가
16일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2월 31일 종료 예정인 생맥주 주세율 한시 경감 제도를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제도는 별도의 추출장치를 사용하는 8L 이상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맥주(생맥주)에 일반 맥주 세율의 80%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2020년 맥주 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뀔 때 세 부담 급증을 막기 위해 신설됐다.

정부는 "세제지원 목적이 달성됐다"며 세율 경감제도의 적용기한을 종료하기로 했다.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율이 현행 80%에서 100%로 오른다.

세율 차이는 명확하다. 현재 일반 맥주 주세는 1KL당 88만5700원인 반면 생맥주는 20% 낮은 70만8560원이다. 감면이 끝나면 생맥주 주세는 1KL당 17만7140원 오른 88만5700원으로 일반 맥주와 같아진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더하면 출고 단계 세 부담은 1KL당 20만 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주류업장에 공급되는 20L 생맥주 한 통(케그) 기준으로 약 5000원, 500㏄ 한 잔으로 환산하면 약 130원의 세금이 추가되는 셈이다.

제조사→도매사→소상공인→소비자 부담…500원 이상 인상 우려
문제는 이 세 부담이 하이트진로(000080)나 오비맥주와 같은 제조사에서 도매업체, 소상공인, 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최종 판매가를 밀어 올린다는 점이다.

출고가가 오르면 도매 마진과 배송 비용이 함께 붙고 여기에 음식점·주점의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 폭은 출고 단계 세 부담을 웃돌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외식업소 판매가 기준으로 500cc 한 잔당 500~1000원 수준의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영세자영업장일수록 타격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맥주를 주력으로 파는 호프집과 간이매장은 매출에서 생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세 부담 증가가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나 대형 매장은 물량을 앞세워 출고가를 협상하거나 다른 메뉴로 마진을 보전할 여지가 있지만 소규모 점포일수록 이같은 대체재로 보완하기가 마땅치 않아서다. 판매량이 많은 매장일수록 누적 세금 부담도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연말 종료가 발표돼 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제조업계뿐 아니라 도매·외식업계와 자영업자,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서울 시내 한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했던 가게가 폐업으로 철거되고 있다. 2026.2.4 © 뉴스1 김도우 기자

해외선 생맥주 외식 연계 품목…세율 낮추거나 동결 조치
해외 주요국은 오히려 생맥주를 외식업과 연계된 품목으로 보고 별도 지원에 나서는 추세다.

영국은 2023년 알코올 세제를 개편하면서 펍 등에서 판매되는 생맥주에 세율을 낮추는 '드래프트 릴리프'(Draught Relief)를 도입했다. 20L 이상 용기에 담긴 맥주와 사이다에 대한 세율을 13.9% 감면해 주는 내용이다.

호주도 2025년 8월부터 2년간 업소용 생맥주에 적용되는 소비세의 물가연동 인상을 2년간 동결했다. 소규모 양조장이 겪는 수익성 문제와 약 30만개의 요식업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서민과 소비자가 부담 없이 즐기던 생맥주의 세 부담이 늘면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며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경감 조치까지 종료되면 제조사 원가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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