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트레이 들고 소금빵·단팥빵 담는다"…美 일상에 스며든 K베이커리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6일, 오전 09:00

뚜레쥬르라 하브라점 내부전경.(CJ푸드빌 제공)

미국에서 코리안 프렌치 베이커리에 대한 인지도와 고객 수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빵과 커피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진열대에는 소금빵·꽈배기·단팥빵·김치고로케 등 한국에서 익숙한 빵들이 빼곡히 놓였고 안쪽 쇼케이스에는 화려한 생크림 케이크가 줄지어 시선을 끌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빵과 음료를 주문해 이야기를 나누는 현지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넓은 좌석에는 커피와 빵을 앞에 두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이 자리했다. 빵을 사서 나가는 곳이라기보다 일상적으로 찾아 머무는 카페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라하브라점은 약 320㎡ 규모에 80석 안팎의 좌석을 갖췄다. 북미에서 처음으로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적용한 매장이자 신제품을 정식 출시하기 전 현지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하브라의 뚜레쥬르 매장에서안승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미국법인장이 발언을 하는 모습.(CJ푸드빌 제공)

소금빵부터 생크림 케이크까지…美서 통하는 K-베이커리
이날 찾은 현지 매장 진열대에는 한국에서 익숙한 메뉴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소금빵·단팥빵은 물론 핑크퐁·아기상어 캐릭터 상품도 눈에 띄었고, 최근에는 한국에서 '오픈런 대란'을 일으킨 '아그작 케이크' 판매도 시작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진한우유크림빵은 미국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고 김치고로케처럼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형태에 한국적인 재료를 접목한 메뉴도 호응을 얻고 있다.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제품은 케이크다. 버터크림 케이크가 보편적인 미국 시장에서 뚜레쥬르는 가볍고 부드러운 생크림 케이크를 앞세웠다. 덜 단 맛과 화려한 비주얼을 내세워 가격대가 높아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안승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본부장 겸 미국법인장은 "미국에는 양산형 버터크림 케이크가 많은데 현지 고객들은 뚜레쥬르 생크림 케이크를 '클라우디하다'고 표현한다"며 "현지 소비자 역시 일반 그로서리 마켓 제품보다 가격이 높아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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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방식에서도 한국식 베이커리의 특징을 살렸다.상당수 미국 로컬 베이커리가 진열대 뒤 제품을 직원에게 주문해 받는 방식인 것과 달리 뚜레쥬르는 고객이 트레이와 집게를 들고 매장을 돌며 원하는 빵을 직접 고르도록 한 것이다.

안 법인장은 "뚜레쥬르는 고객이 쇼핑하듯 직접 빵을 골라 담는 방식"이라며 "이 같은 운영 방식이 현지 고객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아직 비슷한 방식을 적용한 경쟁사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La Habra에서 판매 중인 베이커리 상품.

매출 4배·북미 205개점…뚜레쥬르 美 성장 가속
현지 반응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CJ푸드빌은 2004년 뚜레쥬르를 앞세워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뒤 2018년부터 8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6월 기준 북미 매장은 205곳으로 늘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미국 법인 매출은 2021년 510억 원에서 2022년 763억 원, 2023년 1054억 원, 2024년 1373억 원, 지난해 1946억 원으로 증가했다. 4년 만에 약 4배로 불어났다.

가맹점 확대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매장의 90% 이상이 가맹점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2개 이상 점포를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주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출점 지역 역시 동·서부 주요 도시를 넘어 중부와 하와이까지 넓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점포를 뒷받침하기 위한 현지 생산 기반도 강화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약 9만㎡ 규모의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을 연간 1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시설이다.

안 법인장은 "미국에는 이미 강력한 메인스트림 브랜드와 수많은 로컬 베이커리가 있다"며 "그 사이에서 K-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뚜레쥬르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뚜레쥬르 라하브라점 전경.(CJ푸드빌 제공)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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