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참여형 소비 통했다"…美 잘파세대가 이끈 K웨이브

경제

뉴스1,

2026년 8월 16일, 오전 09:00

김숙영 UCLA교수가 '미국 잘파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CJ그룹 제공)

한국 기업들은 '왜 K라이프스타일이 매력적인가', '지속 가능한 K웨이브는 무엇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김숙영 UCLA 연극영화대학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단비에서 열린 강연에서 K웨이브를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한국 기업의 과제를 이같이 제시했다.

'K'에 빠진 美 잘파세대
김 교수는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를 아우르는)의 소비 방식 자체가 K컬처의 확산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다문화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은 다른 문화권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직접 참여하고 공유하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데 익숙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잘파세대는 역사상 가장 다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성장한 만큼 외국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저항감이 낮다"며 "정보와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향은 K팝·K뷰티·K푸드 등 K컬처 전반의 소비에서도 나타난다고 봤다. 음악을 듣거나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경험한 뒤 사진과 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로 만들고 다시 공유하는 방식이다.

K팝은 대표적인 사례다. 팬덤 활동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소속감과 정서적 만족으로도 이어진다. 김 교수는 K팝 팬덤 활동이 정신 건강과 행복감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KCON을 10년 넘게 참석했는데 갈 때마다 대단한 에너지와 결집력 및 소속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잘파세대는 다감각을 자극하는 소비를 선호하고 이런 소비는 다시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진다"며 "시리즈 형태의 제품을 하나씩 모으는 컬렉팅 소비를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젊은 세대는 이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K웨이브의 미래…자기 발견·웰빙이 경쟁력
김 교수는 K웨이브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셀프 디스커버리'(자기 발견)를 꼽았다. 퍼스널컬러나 피부 타입 진단처럼 제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과 특성을 알아가고, 이를 자기 관리와 웰빙으로 연결하는 경험 자체가 K라이프스타일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 콘텐츠와 제품은 소비자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의미와 재미를 제공한다"며 "자기 발견을 통해 자신을 케어하고 웰빙을 높이는 순환 구조가 K라이프스타일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K웨이브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험과 웰빙을 넘어 지속 가능한 소비까지 가치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비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경험이 환경과 사회까지 고려하는 방식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분리배출·재활용·리필 문화 등을 미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에서도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친환경 패키징과 리필 문화 등을 새로운 소비 경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결국 한국 기업들이 숙지해야 할 것은 디자인은 제품과 성능이 아니라 그 제품이 동반하는 감정을 설계하는 점이라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소비 패턴을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K웨이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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