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내 건설 경기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고전을 겪어온 철강업계가 하반기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수요처로 삼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용 철강재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 데이터센터향 철강재가 철강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 회사들은 2분기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의 올해 2분기 매출은 9조 415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 9470억원)보다 5.2%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30억원에서 2740억원으로 46% 줄었다. 현대제철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은 6조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9456억원)보다 2.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7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018억원보다 43.3% 감소했다.
매출 규모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과 달리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판매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유입되며 제품 가격 하방 압력이 커졌다. 여기에 국내 건설 경기 부진으로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다만 동국제강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올 2분기 매출액은9955억원, 영업이익은 4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4%, 52.31% 늘었다.
철강업계는 앞으로의 반등 계기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꼽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경쟁에 나서며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는 건축물 뼈대를 구성하는 H형강과 철근을 비롯해 내부의 냉연강판, 후판 등 다양한 철강재가 사용된다. 이와 함께 전력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며 발전 설비와 송전망 등에서 철강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한 곳을 지으려면 철강재 약 18만~20만톤, 메모리 반도체 공장(팹) 1기에 약 10만톤의 철강재가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즉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될수록 철강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최근 3개월 동안 국내데이터센터 7곳에서 3만 1200톤(t) 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미래수요개발실을 신설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휴머노이드 등 AX(AI 전환) 관련 신수요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AI 데이터센터·반도체 공장용 특수 철강재 ‘디-메가빔’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디-메가빔은 후판을 H모양으로 용접해 만든 제품으로 폭 3m까지 맞춤 제작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올해 2~3개월치 주문이 이미 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도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포함되면서 관련 투자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철강업계의 실적 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주 실적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2월 25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