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 노르웨이 국부펀드, 비트코인 간접투자 '사상최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17일, 오후 02:2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총 운용자산 규모만 2조4000억달러(원화 약 34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금융시장 최대 큰손 중 하나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세계 최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인 스트래티지(Strategy)를 비롯해 아시아 최대 트레저리 메타플래닛(Metaplanet), 마라홀딩스(MARA Holdings), 코인베이스(Coinbase), 블록(Block) 등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간접투자를 대거 늘렸다.

'글로벌 큰손' 노르웨이 국부펀드, 비트코인 간접투자 '사상최대'
16일(현지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리서치 및 중개업체인 K33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투자 위험 노출액)가 사상 최대인 1만1549 BTC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 반기 연속으로 증가한 것으로, 이번에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가 처음으로 1만 BTC를 넘어섰다.

노르웨이 재무부로부터 GPFG를 위탁 운용하고 있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K33는 NBIM이 투자한 상장기업 가운데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NBIM의 해당 기업 지분율에 그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곱한 뒤 이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간접 익스포저를 산출했다.

이 방식으로 계산한 NBIM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는 올 상반기 동안 21.2% 증가했으며, 최근 12개월 동안에는 60.5% 늘었다. 평가액으로는 약 7억2500만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스트래티지 한 곳을 통한 익스포저가 9914 BTC 상당으로 전체의 85.8%를 차지했다. 2025년 말 7801 BTC 상당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스트래티지를 통한 익스포저 증가분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NBIM 전체 포트폴리오의 비트코인 순익스포저 증가분을 웃돌았다. 이는 다른 비트코인 관련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 감소가 스트래티지를 통한 증가분을 일부 상쇄했다는 의미다.

스트래티지에 이어 일본 메타플래닛이 671 BTC 상당으로 두 번째로 큰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제공했다. 그 뒤를 마라홀딩스와 코인베이스, 블록 등이 이었다.

다만 비트코인 관련 투자자산의 평가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NBIM의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극히 작다. 현재 비중은 0.03%로, 2025년 말 0.04%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이는 NBIM의 전체 운용자산이 비트코인 관련 익스포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K33리서치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총괄은 이러한 증가세가 노르웨이 국부펀드 운용진의 의도적인 비트코인 투자 결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NBIM이 광범위한 글로벌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수에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한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이 포함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즉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적극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동적(passive) 익스포저라는 것이다.

지난해 1월 당시 NBIM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는 3821 BTC, 약 3억5670만달러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자산으로 편입하는 데 명확히 반대하는 가운데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익스포저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로부터 18개월이 지난 현재 NBIM의 비트코인 익스포저는 BTC 기준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투자 전략을 변경하지 않은 채 동일한 패시브 투자 메커니즘을 통해 이 같은 증가가 이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이번 수치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전체 비트코인 익스포저 규모 자체보다 스트래티지에 대한 높은 집중도다. 스트래티지가 NBIM 전체 비트코인 관련 익스포저의 약 86%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비트코인 익스포저는 사실상 한 기업의 재무전략과 비트코인 보유 결정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가 됐다.

더구나 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에 대한 안정적인 대리투자 수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6월 스트래티지 주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고점 대비 약 81% 하락한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 자체가 하락한 가운데 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보다 훨씬 큰 변동성을 보였다.

K33의 계산 방식에서는 스트래티지 주가나 시가총액이 아니라 회사가 실제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수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스트래티지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NBIM의 BTC 환산 익스포저(BTC-equivalent)는 계속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익스포저의 실제 달러 평가액과 NBIM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스트래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스트래티지 주가에 따라 움직인다.

결국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비트코인 간접 익스포저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노르웨이가 비트코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글로벌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보유기업, 특히 스트래티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부펀드 역시 자연스럽게 비트코인 가격과 기업의 비트코인 재무전략에 노출되는 정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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