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에 자리한 대한조선 2024.9.11 © 뉴스1 박영래 기자
국내 중형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에서 소외됐던 과거와 달리 중형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유조선) 발주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수주를 이어가며 먹거리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큰집만 슈퍼사이클' 옛말…중형 조선사 실적 훈풍 이어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439260)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79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4.6%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기준 26.8%로, 10%만 넘어도 높은 실적으로 평가받는 조선업계에서 보기 드문 성과다.
HJ중공업(097230)은 지난해 대비 8배 높은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8억 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894억 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1조 2713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8.5%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케이조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1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35억 원으로 15.4%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16.7%로 대한조선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형 조선 3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총 3816억 원이다. 전년 동기 1850억 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많아진 것이다. 3사 합산 영업이익에 합산 매출로 나눈 평균 영업이익률은 14.6% 수준이다.
그동안 슈퍼사이클에도 중형 조선소는 대형 조선소와 달리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소형 컨테이너선과 탱커(유조선) 등 발주 물량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실적 반등 기회를 잡았다.
유조선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각국 움직임으로 인해 수요가 늘었다. 중형 컨테이너선은 해운 탄소세 등 친환경 규제 도입으로 노후 선박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대형 선박과 달리 교체 시기가 늦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대한조선의 경우 6월 말 인도 기준 수주 잔고 33억 달러(35척, 4조 6745억 원) 가운데 81%에 해당하는 26억 7300만 달러(30척)가 수에즈막스급 탱커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주 잔고 24억 달러 중 71%에 해당했던 수에즈막스 탱커 비중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HJ중공업은 상반기 친환경·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 건조 본격화로 상선 사업 부문 이익이 확대돼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HJ중공업의 상반기 조선 부문 영업이익은 817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91.4%를 차지한다.
올해도 호황을 기반으로 먹거리를 쌓는 만큼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HJ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방산 부문을 제외하고 35만 5000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 지난해 연간 수주량 35만 1000CGT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렸다.
대한조선의 경우 올해 7월 말 기준 수에즈막스 15척, 13억 달러를 새로 수주했다. 올해 연간 목표 11척을 조기에 달성한 것이다.여기에 HJ중공업은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대한조선은 가스선 수주 확대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한조선이 2030년 인도 슬롯에 대해선 고부가 선종인 가스선 영업을 준비 중"이라며 "성공하면 계단식 성장이 가능하고, 수주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수에즈막스 수요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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