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재상고 기한 직전인 14일 대법원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의 법률대리인단은 “최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고 노 관장의 몫을 3분의 1로 정했다. 그러면서도 주식을 직접 나누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경영권과 지배권 유지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산분할금 지급 방식을 두고는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 일부와 현금을 섞어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노 관장 측에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은 최 회장 측이 보전하고, 주가 상승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관장 측은 재산분할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 측과 변호인단은 구체적인 현금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에 따른 재산분할금 전액 현금 지급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재상고를 통해 최 회장 측은 지연 이자 부담을 덜고 재원 조달 기간을 확보하게 됐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됐을 경우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금을 일시불로 지급해야 했다. 지급이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연 5%로 하루 약 1억 3000만원(연간 약 47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최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재산분할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 2016년부터 10년간 지주 그룹사인 SK㈜와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과 급여는 총 8822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4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천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지난 6월 15일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지분 추가 매각은 경영권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게 관건이다.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9%로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하면 지분율은 25.41% 정도다.
주식담보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이자 부담과 담보유지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 회장이 5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SK㈜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4300억원을 넘어섰다.
알짜 계열사인 SK실트론 지분 매각도 꺼낼 수 있는 카드다. 앞서 두산이 지분 70.6%를 인수하며 평가한 가치를 단순 계산하면 최 회장 측 지분 매각액은 최대 957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파기환송심의 재산분할액과 유사하다. 다만 이 역시 지분 정리와 별도 협상, 거래 절차 등에 시간이 필요해 재산분할금 지급 시점에 맞춰 현금화하기엔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SK스퀘어를 거쳐 SK㈜의 투자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반도체 업황도 최 회장의 재산분할금 마련 측면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